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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떠는 ‘디지털 학대’ 따로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엘리슨 페레이라는 남자친구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끊임없이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고 마이스페이스 등에 난폭한 글을 남겨 그녀를 괴롭혀왔다. 그러다 돌연 이별을 고한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상반신 나체 사진을 보내면 그녀를 다시 만나주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그녀가 보낸 사진은 같은 학교의 남학생 수십 명에게 전송됐고, 그녀는 친구들의 시선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는 지난 해 12월 미국 MTV의 디지털 데이트 폭력 반대 캠페인인 ‘A Thin Line’에 출연했던 페레이라의 실제 경험담이다.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고 널리 보급되면서, 10대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디지털 폭력이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9년 ‘청소년 데이팅 폭력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학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10대들 중 24%가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로부터 디지털 학대를 경험했으며, 절반 이상이 디지털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에 대해 들은 바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인에게 과도하게 많은 문자를 보내거나 선정적·폭력적인 문자를 보내는 일,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트위터ㆍ페이스북 등에 접속해 정보를 조작하거나 선정적인 사진을 올리는 일 등을 ‘디지털 폭력’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휴대전화로 연락을 하지만 않는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정상적인 관계로 보일 수 있다.

최근 리즈 클레이본사가 개발한 ‘사랑은 폭력이 아닙니다(Love is Not Abuse)’ 캠페인 앱은 가상의 사례들을 통해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이 디지털 폭력을 인지하게 해준다. 부모들은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로부터 받을 수 있는 폭력적인 문자 메시지, 연인이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마음대로 친구를 삭제하거나 개인적인 사진을 올리는 일 등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디지털 폭력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이 앱의 개발에 참여한 질 머레이 박사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데이팅 폭력의 징후를 알아채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가 디지털 폭력을 당하는 경우에도 부모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약물이나 알콜, 섹스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데이트 학대 및 폭력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머레이 박사는 지적했다.

머레이 박사는 자녀들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확인하거나 십여분 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고, 알 수 없는 타박상이나 긁힌 상처들이 발견되거나,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이런 저런 변명들을 늘어놓을 때 디지털 폭력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라고 조언했다.

최근 미국의 중ㆍ고등학교에서는 디지털 데이트 폭력에 대해 수업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 수업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청소년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일어나는 폭력도 실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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