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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회의에서 탈북자의 증언, “배고픔보다 무서운 것은…”
“남한에서 보내주는 쌀과 밀가루를 한 톨도 먹는 적 없다”

12일 오전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회의를 지켜보던 한 여성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28년간 수감됐던 탈북자 김혜숙(50) 씨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 초청돼 당직자들에게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김 씨가 가장 먼저 증언한 것은 ’배고픔’이었다. 김 씨는 “먹는 문제가 제일 힘들다. 강냉이 몇알에 산나물과 나무뿌리를 먹으며 살았다”며 “남한에서 굶주리고 헐벗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쌀과 밀가루를 보내주지만 우리는 한톨도 먹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힘들고 배고프고 춥고 이런 것은 어쨋든 견뎌야 된다고 각오하며 살았다“며 “안전원과 보위원은 인간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안전원, 보위원들을 길에서 만나면 죄가 없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으로 빨리 앉아라, 입 벌려라 라고 하며 가래침을 뱉는데 그것을 삼키지 않으면 혼난다”며 “들어가는 순간에 구역질이 나지만 흘리면 있는매 없는매 다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수용소의 도면과 당시 상황 등을 묘사한 그림 등을 직접 그려 당직자들 앞에 보이며 공개 처형 등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는 북한 인권법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북한 인권법이 최종 당사자인 우리 대한민국 국회에서 처리 되지 않다고 있는 것은 우리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야당도 북한 인권법의 멍에를 내려놓음으로써 자유롭게 인권문제를 논하는 공당으로서 위치를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씨의 증언은 이은재 의원이 최근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김 씨를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야당의 반발에 부딪히자,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 씨로부터 북한 인권실태의 증언을 듣자고 당에 제안한 것에 따라 이뤄졌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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