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출산감소 급등
KT&G·하이트맥주·무학…
홧술 늘어 매출증가 부각
증시 폭락으로 불안과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황당한 소문에 주가가 움직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터무니없는 논리구조로 연결돼 움직이는 테마는 생명력이 길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휴지로 2010년 한 해 동안 11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모나리자. 이 회사는 최근 폭락장에서 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거래량도 폭발해 한 때 전체 유동주식만큼의 거래가 이뤄졌다.
그런데 그럴 듯한 이유는 없다. 회사 측도 주가 급등에 대해 “시황에 변동을 줄 만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투자자 사이에 도는 소문이 황당하다. 주식 폭락으로 국민이 눈물을 많이 흘릴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휴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정부가 치매대책의 일환으로 모나리자가 소량생산하고 있는 성인용 기저귀 보급을 늘릴 것이란 소문도 돈다.
지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모나리자는 전체 매출액의 90.3%를 두루마리 및 박스 휴지 매출로 일궈내고 있다. 기저귀 판매는 소규모다.
유니더스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걍우다. 가뜩이나 양육비 부담이 큰 데다 경기부진으로 출산을 기피하려다 보면 콘돔 소비가 늘 것이란 스토리다.
유니더스는 지난 1분기에만 콘돔 판매로 38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국내 매출액은 7억원이 채 안된다. 대부분이 국제기구 등을 통해 해외로 수출된다.
콘돔의 개당 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리 출산억제로 콘돔 사용이 증가한다 해도 이런 논리적 구조는 말도 안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이 밖에도 충격과 공포에 국민이 담배를 많이 피울 것이라고 해 KT&G의 주가가 덜 하락할 것이라거나, 술을 많이 마실 것이라고 해 주류업체인 하이트맥주 무학 등이 부각되기도 했다.
상황 이렇자 이들 종목은 급등하거나 대규모 하락장에서도 하락폭을 줄이기도 했다. KT&G는 오히려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학 등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허연회 기자/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