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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핸드백이 경차 한 대 값’…샤넬이 한국서 얼마 버는지 아는 사람 있으세요?
샤넬은 유한회사

실적 일절 비공개



국내 외국기업

경영정보·실적

안밝히는 장점에

주식회사도 되레

유한으로 선회





‘여성들의 로망’인 샤넬(CHANEL) 백은 일반 공책보다 작은 것이 550만~700만원을 호가한다. 사이즈가 더 크고, 디자인이 더 독특할 경우 경차 한 대 값(기아 모닝 약 1000만원)보다 더 비싸다.

그래도 국내에서 이런 백이 연간 과연 몇 개나 팔리는지, 매출과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샤넬 국내법인이 영업실적을 일절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샤넬 핸드백이 수년 전부터 ‘좀 한다’ 하는 집안의 혼수로, 상류층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면서 요즘 엄청난 매출을 거두고 있다”는 ‘소문’만 나돌 뿐 정확한 실적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샤넬 국내법인은 ‘유한회사’여서 영업실적을 알릴 의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막대한 수익을 올려도 정보를 공개할 책임이 없기에 특급 명품 브랜드 중에는 유한회사를 선호하는 곳이 여럿이다.


유한회사는 소수의 주주가 유한책임을 지기에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는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시의무’가 없다. 재무제표를 공개할 필요도 없고, 회계감사 또한 의무사항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가운데 유한회사 형태를 띠는 곳은 의의로 많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야후 등 정보기술(IT) 분야 글로벌 기업의 국내법인이 여기에 속한다. 샤넬은 한국에 진출할 당시 주식회사였으나, 곧 유한회사로 방향을 선회했다. 보통 유한회사였다가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경우는 많아도, 반대의 경우는 드물어서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다. 국내 진출할 페이스북도 유한회사로 설립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유한회사의 경우 국내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하더라도 사무실 건물이며 매장 건물은 물론 사무기기, 용품, 장비를 죄다 빌려 쓰곤 한다”고 전했다. 특급 명품 브랜드의 경우 워낙 자본력이 탄탄하기에 국내에서 추가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필요성이 적은 것도 유한회사를 고집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 명품기업들이 유한회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비공개’가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영업실적과 경영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을 십분 살리기 위해 여러 갑갑(?)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유한회사를 계속 고집한다는 것. 그러니 우리는 그 진짜 속내를 알기란 참으로 힘든 셈이다.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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