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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럼>지방 중기 구인난, 은퇴인력 활용이 해답...무역아카데미 이인호 사무총장
최근 대기업의 고졸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은 고용의 학력장벽 완화라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고 대졸자들에게 취업의 문이 넓어진 것은 아니며 지방 소재 기업들의 구인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는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9개월 과정의 무역마스터 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수료한 23기 학생 72명 중 50명이 취업을 완료했으나 이들 중 지방소재 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5명에 불과하다. 미취업자 22명은 가을에 있을 대기업 공채를 위해 취업을 잠시 보류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지방소재 기업들의 채용 희망서는 쌓여 있지만 학생들은 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방기피 현상의 원인은 고용조건이나 기업의 장래성 보다는 불리한 결혼조건, 자녀교육, 자기개발 기회의 부족, 문화시설 부족 등 생활여건과 관련이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마디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는 현실과 문화적 욕구의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요즘 젊은이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지방기업의 인력난은 해법을 찾기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연령대별 인구구조를 통해 고용시장의 미래를 살펴보자. 향후 10년내 고용시장에서 잠재적 은퇴인력으로 볼 수 있는 45~54세의 인구는 850만명에 달한다. 반면 이들의 자리를 대체할 15~24세 인구는 670만명에 불과하다. 국민경제 전체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10년간 180만명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향후 수년간은 기존에 쌓여 있는 실업자들로 충원이 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해 질 전망이다.

젊은이들의 수도권 선호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고용시장에 유입될 젊은 인력들의 숫자마저 감소한다면 지방 중소기업은 젊은 인력을 채용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답은 앞서 언급한 850만명(45~54세)에 이르는 잠재적 은퇴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결혼과 교육문제에서 자유롭고 또한 문화생활 요구도 젊은이들에 비해 덜하다. 또 이들은 산업계에서 오랫동안 쌓은 풍부한 경험과 근면한 근로의욕도 가지고 있어 적어도 향후 10년 간은 산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기에 충분하다.

50대의 은퇴인력의 활용은 지방 인력난의 해소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적으로 여러가지 의미 있는 효과를 지닌다. 준노령인구의 고용확대는 그 어느 복지제도 보다 실효성 있는 복지수단이 되며, 산업인력화로 경제활력 증진은 물론 국민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새로운 지방산업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전업에 필요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지자체는 이들이 지방 취업과 아울러 지방의 생활에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 물론 기업 차원에서도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고용 관행과 조직문화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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