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술’ 막걸리가 중국에서 마커리(瑪克麗)로 불리며 연일 인기 상한가다. 중국 내 막걸리 열풍의 주역은 대한민국 대표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을 꼽을 수 있다. 국순당은 작년 한해동안 52만달러 어치의 막걸리를 중국에 수출했다. 3만1000달러가 고작이던 2009년에 비해 무려 17배 늘어난 규모다. 올해는 야심차게 100만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순당이 중국 막걸리 시장에서 장밋빛 미래를 확신하는 것은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박재영(39) 백세상무유한공사 총경리의 대활약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국순당의 중국 수출업무를 총괄하는 박 총경리는 국내에서 영업부서에 근무하던 중 지난 2005년 3월 중국 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2006년 4월 설립된 국순당의 중국법인 백세상무유한공사의 초대 총경리를 맡은 뒤 5년동안 중국내 술 통관에서 현지 유통까지 모든 중국내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실 박 총경리가 처음부터 막걸리 전도사였던 것은 아니다. 그가 처음 맡은 미션은 중국에서의 ‘백세주’ 장사였다.
그런 그가 막걸리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은 국내에 막걸리 붐이 한창이던 2009년 부터다. 중국이 우리와 동일한 쌀 문화권인 데다 예전부터 쌀로 만든 술을 즐겨왔던 점에 주목하고 이를 본사에 타전, 주력 품목을 백세주에서 막걸리로 전환했다. 박 총경리의 판단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쌀로 만든 우리의 막걸리가 중국인의 입맛에 제대로 어필하기 시작했다.
TV드라마에 시작한 대장금발(發) 한류 붐도 막걸리 붐에 일조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 호감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은 거부감 없이 막걸리를 받아들였고, 막걸리의 인기는 파죽지세였다. 그동안 막걸리의 주요 소비층은 중국현지 교포였으나, 지난해 부턴 중국 현지인들도 막걸리를 즐겨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막걸리를 중국 현지인에게 소개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현지인들이 알기 쉽게 마커리로 사용하며 총력을 쏟았습니다.” 박 총경리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부터 베이징, 칭다오, 광조우, 선전, 톈진, 선양, 따렌, 옌지 지역에 ‘생막걸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국에서 국순당 ‘생막걸리’는 병당 25위안(한화 4200원)으로 한국보다 오히려 비싸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 막걸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막걸리는 중국이 국내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중국 관세 기준의 발효주 수입주류 항목중 가장 관세가 높은 데다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냉장 컨테이너와 냉장차로 막걸리를 운송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도 중국에선 생막걸리 인기가 대단합니다.”
그는 항암, 다이어트 등 막걸리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는 만큼 막걸리가 세계적 명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확신한다. 요즘 박 총경리는 한류 마케팅을 활용한 2단계 막걸리 소비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박 총경리는 “세계 최대 주류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한정식 식당을 집중 공략하는 등 한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