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화려한 수주실적을 자랑했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 3가 수주 실적에 비해 주춤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해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중공업을 제외한 현대, 삼성중공업이 모두 매출 증가에 따른 외연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대비 14.6% 늘어난 6조55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 16.5% 줄어든 6770억원과 5388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삼성중공업 역시 매출은 5.4% 늘어난 3조1527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7.2% 줄어든 3252억원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2.6%와 218% 급증한 3조1780억원과 3399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처럼 조선 빅3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올해 2분기부터 2009년도분 수주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산업의 특성 상 수주 성과가 실적에 2년에서 2년반 가량 늦게 반영이 되는데, 지난 2009년에는 금융위기 이후 선박 수주가 거의 ‘0’에 가까웠다.
그나마 수주했던 선박들은 선가가 매우 낮아 마진이 적었다. 따라서 2009년분 수주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한 2분기부터는 실적이 안좋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올 초부터 인상된 후판가격도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16만원을 인상했다.
이에따라 현대제철 등 경쟁업체들도 일제히 후판 가격을 경쟁적으로 인상, 조선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그나마 거제 옥포 조선소에 2개월치 재고를 가지고 있던 대우조선해양만 2분기에 후판 가격 인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호실적이 가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선사들의 실적 악화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2009년 수주실적이 모두 반영되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데다 하반기에도 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시간차로 인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 악화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2010년분 수주 일정을 다소 앞당기는 등 하반기 실적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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