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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록 페스티벌에서 ‘여름 축제’로…1일 오전 막 내린 지산록페 리뷰
[이천=임희윤 기자]“‘록 페스티벌’이라고요? 이제 ‘페스티벌’이에요. 여름 축제죠.”

지난달 29일부터 1일 오전까지 경기도 이천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1’은 장르 페스티벌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단 최다 관객수를 돌파하며 록 마니아들의 전유물을 넘어 관객의 폭을 크게 넓혔다. 관객 수는 지난해 7만9000명(3일간 연인원 기준ㆍ이하 주최측 추산)에서 9만2000명으로 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폭우가 쏟아진 31일에도 3만800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스웨이드, 케미컬 브라더스, 장기하와 얼굴들 등 국내외 뮤지션의 공연 외에 휴식과 피크닉을 함께 즐기는 가족 단위와 여성 관객들이 더 늘었다.


당초 아이돌과 비(非) 록 장르 가수들의 다수 출연으로 우려됐던 정체성 논란은 오히려 이들 출연진의 큰 활약으로 진화(鎭火)됐다. 개그맨 유세윤이 리더인 코믹 밴드 UV는 둘째 날 그린스테이지에서 2만3000여 관객(주최 측 추산)을 동원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공연장을 찾은 진은영(31ㆍ여ㆍ회사원)씨는 “되레 페스티벌의 흥을 크게 돋운 무대였다. 록 페스티벌 관객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성의와 열정이 돋보였다”고 했다. 셋째 날 심야에 하이프 스테이지에 선 댄스가수 김완선은 ‘리듬 속에 그 춤을’ 등 옛 히트곡들을 화려하고 현대적인 퍼포먼스로 재해석해 반응이 좋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형 록 페스티벌이 2000년대 중반부터 지난해까지 겪은 태동ㆍ정착기를 지나 또 다른 국면, ‘제2기’로 가는 신호탄이었다”며 진화를 긍정하면서도 우려되는 점들 역시 지적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해 관객 동원에서 정점을 찍어 ‘어디로 갈까’ 했는데, 올해를 터닝 포인트로 음악을 넘어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축제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공간 포화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대기업(CJ)이 주최하는 행사로서 자본의 그림자를 지우는 노력이 부족해 아쉬웠다”며 “주최 측의 효율보다는 관객의 편의에 운영의 초점을 맞추는 게 향후의 과제”라고 했다.

외국인과 여성 관객의 비중이 더욱 늘어난 점도 눈에 띄었다. 올해 처음 이곳을 찾았다는 캐나다인 영어 강사 미셸 리보이(24ㆍ여)씨는 “평소에 샤이니와 슈퍼주니어 등 K-POP을 좋아했는데 ‘텐 센티미터’(십센치) 등 훨씬 다양한 한국 음악을 접해 좋았다. 관객들의 열정과 질서 의식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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