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충전형

이건희·구본무·김승연회장

충전 통해 하반기경영 고삐

경영구상형

정몽구회장 1등수성 해법찾기

최태원회장 독서구상 삼매경

업무매진형

현정은·최은영·정준양회장

바쁜일정에 휴가 꿈도 못꿔



여름휴가 피크다. 대부분 직장인들도 이번 주와 다음 주에 황금 휴가기를 맞는다. 어떤 곳은 2주 가까이 휴무를 갖는 곳도 있다. 하지만 그룹 오너에겐 그런 여유가 없다. 긴 휴가는 사치다. 이들에게 휴가란 경영 구상의 시간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탐색과 재충전의 시간일 뿐이다. “하루도 쉴틈이 없다”며 강행군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부지런히 달려왔다, 잠시 재충전=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주 달콤한 휴식모드에 돌입한다. 하지만 별도의 휴가는 없다.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경영도 틈틈이 챙긴다. 이 회장은 지난 상반기에 평창올림픽 유치 지원 행보로, 삼성의 비리 척결과 인적쇄신 행보로 숨가쁜 일정을 달려왔다.

이 회장은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의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달 29일 참석해 ‘품질 경영’을 화두로 또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 회장의 ’자택 구상’에 삼성은 물론 재계가 귀를 세우고 있다.

구본무 LG회장 역시 이번 주 한 주 동안 휴식을 취한다. LG 위기탈출을 화두로 공격경영을 지휘해 온 구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독서와 운동으로 모처럼 편안한 시간을 갖는다.

무려 21일간 동남아 5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승연 한화 회장도 여름휴가를 재충전의 기회로 활용한다. 지난해와 같이 자택에서 책을 읽고 가족들과 모처럼 쉴 예정이다.

▶새로 달린다, 경영구상=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이번 주 부터 휴가지만 경영에서 시선을 떼지는 않는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도 하반기 경영구상으로 마음 속은 더 분주하다. 글로벌 1등 품질로 1등 기업을 지속하기 위한 해법찾기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 회장은 구체적인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평소 “잘 쉬어야 일도 잘하고, 능률도 오른다”며 사장단은 물론 임직원들의 휴가는 적극 권하고 있다. 최 회장이 휴가를 갖는다면 가족들과 함께 쉬면서 독서 마니아 답게 경영 및 인문 관련 서적을 읽고,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휴가는 언감생심, "쉴 시간이 없어요"=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겐 일이 곧 휴식이다. 여름휴가를 따로 쓰지 않고 매년 업무를 봐 왔다. 올해 역시 휴가는 없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도 별도의 휴가 계획이 없다. 상황을 봐 하루 이틀 정도는 쉴 수 있지만, 최근 해운 업황이 개선되지 않아 휴가는 무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 여전히 영업활동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경영 애로사항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전문경영인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 역시 휴가에 눈 돌릴 틈이 없다. 자원확보를 위한 해외 출장 일정이 빽빽하다. 4일 브라질 제철소 착공식에 참석키 위해 출국했는데, 남미 쪽 자원개발 관련 일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아직 귀국 일정도 잡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각 그룹 상황에 따라 오너의 휴가 내용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오너에겐 일이 곧 재충전’인 것 같다”며 “휴가 시즌이 끝난 후 오너들의 경영 색깔에 한층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상ㆍ신소연ㆍ이상화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