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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노멀의 시대 … 아쉬운 정부
농수산물 가격이 또 널을 뛴다. 이번엔 폭염에 이은 집중호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포기당 1만원을 오가던 배추값은 두달전 1000원대로 떨어지더니, 집중호우에 다시 3000원이 됐다. 과연 배추 한 포기의 적정가격이 얼마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배추 뿐 아니다. 삼겹살값이 소고기보다 비싼건 이제 새롭지도 않다. 작년 8월엔 쌀이 남아돌아 대책을 발표했는데 올해는 뛰는 쌀값때문에 안정화 대책이 나왔다.

전세계가 마찬가지다. 지난 1년새 먹거리와의 전쟁을 벌였다. 재고량이 역대 최저로 줄면서 국제 옥수수값이 폭등했고, 러시아 지역에서의 산불로 국제밀값이 크게 뛰기도 했다. 수산대국 일본에서의 지진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 수산물 가격의 질서와 향방을 바꿨다.

이런 변화들은 지금까지 수십년간 이어온 농수산물 가격을 의미없게 만든다. 거기에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입환경이 변하고 소비자의 기호도 달라졌다. ‘배추 한포기에 OOO원’, ‘삼겹살 1인분은 8000원이 적정하다’는 식의 경험적인 사고는 더이상 쓸모가 없어졌다. 농산물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우리 정부가 농산물 가격의 ‘뉴노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가 하는 부분이다.

가격이 오르면 그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뒷수습에만 급급할 뿐, 촘촘한 예측이나 대비, 새로운 해결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삼겹쌀, 쌀, 배추, 계란, 우유 등 모두 언론이나 민간이 일찌감치 우려했지만 정부는 항상 괜찮을 것이라는 답만 내놨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괜찮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서민물가를 낮추려는 정부의 노력 자체를 폄하하고 싶지 않다. 다만 지금보다는 정확하고 더 실효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관측의 정확도도 높이고, 더 창의적인 수급대책도 내놓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공감대도 형성해줬으면 좋겠다. 한달뒤 배추값을 정확히 맞추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오차는 지금보다 줄여 줬으면 한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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