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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1.8㎓주파수 경매, ’승자의 저주’냐, ’전략적 나눠먹기’냐


1.8㎓ 와 800㎒ 주파수 대역 경매 의향서 제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경매에서 선택할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1.8㎓ 주파수 대역을 선호하면서 자칫 가격 폭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그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이미 통신업계에서는 막대한 주파수 할당의 대가로 인수ㆍ합병(M&A)의 후유증으로 나타났던 ’승자의 저주’가 이번에도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2.1㎓(20㎒폭) 1.8㎓(20㎒폭), 800㎒(10㎒폭) 대역에 대한 주파수 이용계획서 제출이 오는 28일 마감된다. 방통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제출하는 이용계획서를 검토해 다음달 8일쯤 3가지 대역에 대한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2.1㎓는 이미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의 참여가 배제돼 있어 LG유플러스의 단독 참여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는 일단은 1.8㎓ 대역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사업자들이 LTE 주파수로 1.8㎓ 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 대역폭도 800㎒에 비해 넓기 때문이다. 할당시기도 내년 7월부터여서 당장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 1.8㎓에 입찰할 경우 주파수 낙찰가격은 시초가격(4455억원)에서 크게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는 주파수 경매방식이 동시 ‘다중오름’ 입찰방식이라는 데 근거한다. 이 방식은 주파수 대역 1개에서 상대방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최고가를 차지할 때까지 라운드를 거듭하는 방식으로 상한가가 없고 라운드 제한도 없다.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과거 영국과 독일이 3G 주파수 확보를 위해 치른 과열 경매의 피해가 국내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은 2000년 주파수 경매에서 통신사업자들의 과당경쟁으로 영국 보다폰이 최저경쟁가격의 54배나 많은 98억유로(10조원)에 낙찰 받은 적이 있고 독일에서도 주파수가 84억유로(8조70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경매 방식에서 횟수를 제한을 정하거나 상한가를 정하는 등 보완책이 없다면 막대한 주파수 할당 대가는 요금 부담과 투자 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리한 가격 경쟁이 전개될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정부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1.8㎓ 이외에 800㎒ 주파수라는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참여업체들이 무리한 가격을 써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800㎒가 저주파 대역이어서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이점을 갖고 있어 1.8㎓ 주파수 이상의 효용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이 대역에서 4세대 LTE를 서비스를 하고 있고 KT도 800㎒를 확보하면 900㎒ 대역과 묶어 LTE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KT는 최근 800㎒ 확보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의 일환으로 ’800/900MHz 대역 기지국 기술 및 시장 동향 조사’를 위한 정보제안요청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업자들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무리한 가격으로 경쟁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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