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태환, '고딩' 때부터 중국만 가면 '펄펄' 왜?
‘중국은 마린보이 세상.’

‘마린보이’ 박태환(22ㆍ단국대)은 중국만 오면 펄펄 난다. 다이빙 세계최강국에서 경영에서도 신흥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에게 박태환이라는 존재는 눈엣 가시가 되고 있다. 중국이 장린, 쑨양 등 ‘중화영웅’들을 위해 차려놓은 잔칫상을 매번 박태환이 상석에서 받아먹기 때문이다.

2011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국은 남자 자유형 400m를 대회 경영종목 중 첫번째 금메달이 나오도록 일정을 배치했다. 올시즌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인 쑨양이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으로 자신했기 때문이다.

예선에서 박태환이 7위로 힘겹게 결선에 오르고, 쑨양이 1위로 결선에 오를 때만 해도 중국의 계획은 척척 들어맞는 듯 했다. 그러나 박태환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결선에서 1번레인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두차례의 불꽃같은 스퍼트로 우승을 차지하자 할말을 잃었다. 수영장이 떠나가라 ‘짜요(加油ㆍ힘내라)!’를 외치던 관중들도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13억 중국인의 기대를 모았던 쑨양은 “박태환에게 금메달을 내줘 아쉽다”면서도 “내 주종목은 1500m”라며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100, 200, 400m 3관왕에 오르며 이미 쑨양에게 한수 지도한 바 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장린을 꺾고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2대회 연속 중국의 자존심을 만신창이로 만든 것이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충격의 전 종목 예선탈락을 당했던 박태환으로서는 부활의 무대가 된 광저우 역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400m 금메달에 이어, 세계 최고의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와 맞붙은 2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어 ‘타도 박태환’을 외쳐왔던 장린을 머쓱하게 했다. 장린은 400m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박태환에 이어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처럼 베이징-광저우-상하이로 이어지는 박태환의 ‘중국 V랠리’가 시작된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등학생(경기고2)이었던 박태환은 상하이에서 열린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0초43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과 다른 규격에서 열리는 쇼트코스였지만, 한국선수가 경영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표한 대회였던 셈이다. 박태환은 이듬해 멜버른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