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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큰 고비 넘겼지만…금융시장 곳곳 아직 뇌관
한국정부 대응방안
한국 유입자금 절반이 유럽계

위기확산땐 허리케인급 후폭풍

금융당국 등 모니터링 강화


정부와 금융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추가 지원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등 중심국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자칫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충격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긴밀하게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은 시장상황의 정밀한 모니터링에 주력한다는 얘기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추가지원과 관련, “문제의 해결이라기보다 어느 정도 이연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을 것”이라며 “유럽 위기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 정도)는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자금 중 절반 정도가 유럽계 자금이어서 간접적인 영향은 굉장히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로지역 스필오버(spill overㆍ확산) 리포트’를 인용한 자료에서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확산되면 채권금리 급등과 대규모 디레버리징(부채축소) 등 여타 지역까지 대규모 스필오버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유로지역 주요 은행에 디스트레스(distress)가 발생할 경우 비(非)유로존 은행에 디스트레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40% 이상 급증해 리먼 사태 직후 수준까지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정부는 “유로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전세계 금융시장 리스크 기여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이지만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하지만 유로존 중심부 금융기관으로 확산되면 유로존 내 비금융기관과 미국ㆍ일본 금융기관까지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이어 “금융기관의 대규모 손실이 유로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져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도 대폭 하락할 것”이라며 “유럽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금융기관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과 실물경제 충격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기여하겠지만 취약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정부는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위축 등이 발생하면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외국인 자금유출입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외환시장안정협의회 실무자 회의를 열어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차입 여건이 아직은 양호하지만, 앞으로 문제가 커질 소지가 있는 만큼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창훈ㆍ조현숙 기자/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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