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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차르’엔 특별함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부침이 예사롭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휘청했던 IT 강자들이 빠른 속도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가운데, 변방의 신흥기업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반면 새 동력을 찾지 못한 전통의 강자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쇠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최근 포춘(Fortune) 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나 애플, IBM 등 글로벌 기업의 2분기 실적에서 이런 트렌드는 더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애플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운 매출과 순이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코카콜라도 순익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28억달러, 매출은 47% 증가한 12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IBM 역시 고른 성장으로 매출이 12%나 증가했고, 골드먼삭스는 매출은 10% 이상 줄었으나 순이익은 10억9000만달러로 77%나 증가해 고비를 벗어났다.

이런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흥하는 기업’의 성공 DNA는, 반대로 ‘쇠락하는 기업’에서 우리 기업들이 얻어야 할 교훈은 어떤 것일까. 삼성, 현대, LG 등 국내 주요 기업연구소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5개 키워드를 추려보았다.

하나, 변화 대처능력.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기업은 어떻게든 살아남지만, 외면하는 기업은 톡톡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대표적인 성공 기업이 아마존이다.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ITㆍ물류 종합 콘텐츠 회사로 거듭났다. 특히 시장이 기능 싸움에서 콘텐츠 싸움으로 진화하면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갖게 됐다. 반면 ‘네덜란드의 자존심’이라는 말까지 듣던 필립스는 변화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해 밀렸다.

둘, 새 판 짤 각오. 기존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면 아예 새로 판을 짜는 것도 방법이다.

애플은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컴퓨터, MP3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새 시장을 만들었다. 반면 새 판 짜기에 실패한 닌텐도는 악전고투하고 있다. 휴대용 콘솔 DS시리즈를 선보이며 희망을 보이는 듯했으나 스마트폰 등장으로 결국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셋, 끊임없는 의심. 기업이 갖고 있는 ‘성공신화’는 일종의 마약이다. 어느 순간 현실을 잊게 만든다.

삼성전자도 닌텐도처럼 스마트폰의 시장성을 간과하다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애플의 유일한 경쟁상대로 부각되며 제자리를 찾았다. 자신의 경영판단을 의심한 후 전략을 대폭 수정한 덕분이다. 반면 휴대폰 업계에서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는 성공신화에 취해 경영전략을 수정할 시기를 놓쳐버려 올 2분기 10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할 운명이다.

넷, 신뢰라는 자산. 고객의 신뢰는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다.

특히 시장의 부침(浮沈)과 상관없이 성실히 연구ㆍ개발(R&D)을 해온 기업은 소비자가 신뢰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ㆍ기아차는 장기 불황으로 경쟁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도 R&D만큼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덕분에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누구도 현대ㆍ기아차를 싸구려 브랜드로 보는 사람이 없다.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4월 소아용 타이레놀과 모트린 등 40개 제품의 리콜을 계기로, 한때 존경받는 기업 2위에서 25위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다섯, 무한한 도전의식. 기업의 도전의식은 성공의 자양분이다. 특히 인수ㆍ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 새로운 분야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이 위협적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는 자원전쟁의 최전방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이후 에너지 개발 영역의 전 분야를 섭렵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일본항공(JAL)은 ‘국적 항공사’라는 안정적인 지위에 안주한 나머지 도전정신을 잃어버렸다. 그 결과는 혹독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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