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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본드 투자 제한>단기차입 줄이고, 환율 급등락 막겠다 취지
한국은행이 오는 25일부터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김치본드’ 투자를 원천 봉쇄한 의도는 두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급증 추세인 은행의 외화 단기차입을 줄이겠다는 메시지이고, 다른 하나는 환율의 급등락을 막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김치본드란 우리나라를 의미하는 김치와 채권을 뜻하는 본드(Bond)의 합성어다. 비거주자, 즉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기업들이 원화자금을 낮은 이자로 조달하기 위해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이 역시 김치본드로 불리지만 엄밀히 따지면 편법이라는 게 외환당국의 지적이다. 한은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발행자금의 70%를 원화로 전환해 사용했다.

금융회사들의 단기차입이 증가하는 구조는 이렇다.

국내 기업이 김치본드를 발행하면 보통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이나 국내 은행들이 이를 인수한다. 발행형식은 공모지만 발행계획 수립부터 기업과 투자기관이 사전에 협의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사모로 진행된다.

김치본드를 인수하려면 은행들은 달러화 등 외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외 금융회사로부터 외화를 차입한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채권 인수 후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은 장기인데, 단기로 달러를 차입하는 과정에서 장단기 외화의 미스매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치본드를 발행한 기업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화를 원화로 바꾸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킨다. 이 과정에서 환율은 단기간에 급등락을 거듭한다.

은행들의 단기차입이 급증하면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도 급격히 불안해 진다는 게 외환당국의 시각이다. 외화가 급격히 들어왔다가 빠질 때도 급하게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단기차입 규모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올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1분기 단기차입 규모는 123억5000만달러 증가했고, 3월 단가차입 규모만 67억2000만달러로 2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김치본드 발행액은 5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최근 3년 동안 발행된 규모 중 최대치였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지난 4월 이후 비공식적으로 발행 규제에 들어간 이후부터 줄기 시작해 이달에 김치본드를 발행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김치본드 발행을 계획했던 기업이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모두 취소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외환당국의 김치본드 발행 규제 실행은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라며 “다만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싸게 자금을 조달할 방법 하나는 읽어버렸고, 외은지점들 입장에서는 대내외 금리차익을 얻을 기회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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