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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의 굴곡진 과거는 예능의 좋은 소재
왕년의 스타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은거 생활을 하던 부활의 김태원이 컴백해 최고의 예능 스타로 자리잡았다.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로 컴백해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건강 때문에 방송을 쉬던 김경호는 ‘위대한 탄생’에 5분 출연했을 뿐인데 시청자들로부터 ‘나는 가수다’에 출연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는 등 반응이 컸다. 최근 ‘무릎팍도사’에 나온 주병진도 방송복귀를 준비 중이다.

대부분 상당 기간 소외된 상태로 지내다 인간적인 면이 조명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대중들은 주류 스타와는 다른 느낌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오랫동안 묻혀지내야 했던 과거 스타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삶의 굴곡이 심했던 이들을 연예계로 복귀할 수 있게 한 기폭제는 김태원이다. 김태원은 ‘국민할매’와 이 시대 ‘따뜻한 멘토’로 예능 블루칩이 됐다.


왕년 스타는 귀환 직전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털어놓는 게 필수가 됐다. 김태원은 마약 복용으로 두 차례나 교도소 신세를 진 과거를 털어놨다. 오히려 이런 전력과 솔직함이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됐다.

임재범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스페셜-나는 록의 전설이다’에서 로커로서 살아온 힘겨운 인생을 고백했다. 그는 “너무 힘들었다. 수입이 저작권료 밖에 없었다. 한 달에 7700원 들어온 적도 있었다. 가족은 생각지 않고 내 자존심만 10년을 지켰다. 딸 지수가 춥다고 했다. 도저히 못 참겠더라”면서 “독종이 아닌데 독종처럼 살고 싶었다”며 과거를 쏟아냈다.

하지만 지금 임재범은 공연을 열면 최고의 아이돌 가수보다도 더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는 ‘시대의 영웅’이 됐다. 임재범은 “이 엄청난 영광과 인기를 받아도 되는 지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커들은 그동안 음악 프로그램에서 푸대접을 받아 왔다. 생계까지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젠 로커들의 힘겨웠던 삶의 스토리가 예능을 통해 먹히고 있다.

김연우 같은 평탄한 삶보다는 굴곡 심한 임재범이나 김태원이 훨씬 더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과거에는 이들의 절절한 삶이나 헤어스타일, 옷차림 등 비주얼이 TV로 담기에는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김태원이 예능을 통해 부활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사람은 김구라다. 음악을 좋아하는 김구라는 밴드리더들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말과 행동에 리더의 요소가 있음을 발견했다. 김구라는 “록밴드 리더 중에 말을 잘 못하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밴드를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입담이 세야한다”면서 “김태원이 아내에게 뻐꾸기 날리는 게 장난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김태원이 예능에서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예능 PD에게 소개했다. 이 추천으로 김태원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4차원의 독특한 이미지로 떴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김태원의 예사롭지 않은 인생 자체가 더욱 솔직하고, 인간적이며 감동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2000년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무죄로 밝혀진 주병진은 “1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 지 모르겠다. 힘들어서 자살하려고도 했다”면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트라우마로 남아 나를 괴롭혔다”고 했다. 방송 복귀를 타진 중인 주병진에게 아픈 과거는 두고두고 예능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14년간 방송을 쉰 주병진은 “다시 세상을 찾고 싶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문을 열고 나가고 싶다”면서 “능력이 되면 받아주시고 능력이 안되면 쳐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의 방송 복귀가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이런 류의 왕년 스타 복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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