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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인사권을 의총까지... 여권내 권력구도 지각변동 예고.
한나라당이 집권여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인사권 의총’을 개최, 당ㆍ청관계의 지각변동이 가시화하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중심의 여권 권력구도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급속히 당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인사권 의총이단적인 사례라는 것이 정치권의 주된 기류다.

실제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둘러싸고 여당 지도부가 사전 조율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내놓거나, 대안을 제시한 경우는 현 정부 들어서도 몇 차례(12.31 개각 정동기 자진 사퇴, 5.6 개각 권재진, 류우익 카드 철회) 있었지만, 의총이라는 공식 정치일정을 통해 대통령 인사권 공방이 벌어진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또 집권 마지막 해에 권력의 중심이 청와대에서 당으로 넘어가면서 대통령이 탈당하는 경우는 직전 노무현 정부를 비롯해 과거 정부에서 반복적으로 되풀이됐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직 임기를 1년 반이나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당ㆍ청관계 변화 조짐은 시기와 강도면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한나라당의 인사권 의총에 대해 “여당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며 대통령께서도 이 부분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참모들은 “여당의원들이 뚜렷한 결격사유가 없는 인사에 대해 마치 야당처럼 정치공세성 반대 의견을 내놓고 의총까지 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여당이 이렇게 흔들어대면 레임덕(권력누수현상) 이라는 소리밖에 더나오겠냐” 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가 한나라당의 의총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한편으로 ‘권재진 법무장관-한상대 검찰총장’ 카드를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모의인사청문회까지 거친 것도 더 이상 밀리면 국정 수행 자체에 심각한 누수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최근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좌클릭은 안된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도 당ㆍ청 관계의 급속한 변화와 이에 따른 국정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사정라인 인사를 둘러싼 당ㆍ청간 충돌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고 일부 정책갈등이 봉합된다 해도 향후 당청관계는 더욱 험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그동안) 당이 청와대 통보나 받고 이끌려 다니지 않는가 하는 우려가 있었고 그 결과 홍준표 당 대표가 만들어졌다” 며 당 중심의 당ㆍ청관계 재정립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친이계의 몰락으로 당과 청간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가운데 여당 새지도부가 ‘청와대와의 차별화’ 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당과 청간의 주도권 다툼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인식이다.

<양춘병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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