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은 1989년 백두산의 리드 기타 김도균의 영국 진출과 더불어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 현지 뮤지션 두 명과 함께 밴드 ‘SARANG’(사랑)(영어 발음 ‘서랭‘)을 결성해 단기간 활동했다.
사진속에서 두 사람은 사자처럼 갈기머리를 한 20대의 풋풋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패기넘치는 임재범과 김도균의 전성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불모지같이 척박하던 한국의 록 그라운드를 벗어나 록의 본고장인 영국을 찾아간 김도균과 임재범은 현지인 멤버 2명과 함께 팀을 구성, 여러 클럽들을 돌며 라이브 공연을 했다.
현지인 드러머 Mick Curton은 세계적인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호크윈드’에서 활동했던 실력파였고, 베이시스트 Jim Houghton 역시 영국에서 꽤 이름을 알렸던 멤버다.
Sarang은 BBC 지역 라디오에 출연했을 정도로 지역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3번의 앵콜에 기립박수도 여러 번 받았다고 했다.
당시 Sarang은 한국에서 작업한 노래 2곡을 데모 테잎으로 만들어 공연을 했는데, 레퍼토리는 백두산 1집의 ‘업인더스카이(Up in the sky)’와 프로젝트 록인코리아 앨범에 수록된 ‘록인코리아(Rock in Korea)’였다.
멤버들의 적극적인 찬성과 현지 메탈 팬들의 환호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MBC스페셜 ‘나는 록의 전설이다’에서는 각각 전설의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임재범과 김도균의 시나위, 백두산 시절의 이야기부터 영국활동을 거쳐 이후 ‘수퍼그룹’으로 불렸던 ‘아시아나(ASIANA)‘ 시절의 이야기들을 방송 최초로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김도균이 보유하고 있던 사진으로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대한민국에서 록의 전성기, 르네상스 시대라 불리는 19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시나위, 백두산, 부활을 중심으로 한 ‘나는 록의 전설이다’는 휴먼 다큐계에서 성가를 높여온 유해진 PD가 연출을 맡은 것도 관심을 끌었다.
한편, ‘휴먼 다큐 사랑-풀빵 엄마’로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했던 유해진 PD가 연출한 ‘나는 록의 전설이다’는 PD 자신이 80~90년 록의 매니아였던 기본 배경지식과 열정을 바탕으로 임재범에게 자신의 록에 대한 지독한 열정과 사랑의 진성정을 보여 섭외에 마침내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