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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STX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참여 배경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SK텔레콤과 STX가 뛰어들었다. 두 회사 모두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적지만,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가 높다. STX는 의향서를 제출하자마자 해외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2500억원의 인수 자금을 확보하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K, 텔레콤 통해 사업다각화 활로 찾는다=SK가 텔레콤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에는 수출기업 인수를 통해 내수산업인 통신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특히 하이닉스가 생산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SK텔레콤의 스마트ㆍ엔(N) 스크린 등 차세대 통신사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2월 국내 팹리스 기업인 엠텍과 반도체 설계 및 유통 합작사인 SK엠텍을 중국에 설립하고 중국시장 개척에 나선 바 있다. 따라서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경우 중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에서 충분히 시너지가 있다는 것이 SK텔레콤의 계산이다.

풍부한 현금 조달 능력도 SK텔레콤에 유리하다. 올 1분기 말 SK텔레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1조5000억원)과 SK텔레콤의 연간 잉여현금흐름(1조4000억원)은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하이닉스 인수 소요 자금(3조원)에 충분한 액수다.

하지만 올해 10월 플랫폼 사업부를 분사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 인수는 자칫 역량을 분산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SK텔레콤의 반도체 사업 경험이 적다는 점도 인수에 걸림돌이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사업을 발굴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하이닉스 인수는 현재 SK텔레콤이 제시하는 전략적인 성장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최선의 투자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TX, 2500억원 자금 확보=해외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2500억원의 인수 자금을 확보한 STX는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수시로 현금성 자산을 매각해 인수 자금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TX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자마자 해외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2500억원에 이르는 실탄을 마련했다는 것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역량과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는 이와는 별도로 아랍에미리트(UAE)계 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최근 중동으로 직접 날아가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STX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도 SK와 마찬가지로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조선, 해양 등 주력 사업에 90%의 수익이 나는 현재 사업구조를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다변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반도체도 시황에 민감한 산업이다. 하지만 기존의 사업부인 조선ㆍ해운과 업황 사이클이 달라 서로 만회가 가능하다는 게 STX 측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STX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지 않다. 잇따른 대형 인수ㆍ합병(M&A)으로 인해 STX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하이닉스 같은 거물을 인수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런 시장의 우려를 의식하듯 STX는 오랜 사업 파트너였던 UAE계 국부펀드를 인수전에 참가시키겠다고 밝혔고, STX가 충당해야 할 자본도 우량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100% 무차입’ 인수가 가능할 것임을 선언했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점, 인수 이후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STX 관계자는 “당장 기대할 수 없는 시너지가 없더라도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상현ㆍ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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