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만 해도 평창 전역이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축제분위기로 한껏 고조됐던 반면 부동산 경기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앞서 두 차례나 유치 실패를 맛본 뒤 거래가 자취를 감췄던 탓이다. O공인 관계자는 “1ㆍ2차 유치활동 당시만 해도 부동산 시장 자체가 활황이었던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땅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두번째 실패한 뒤로는 시세가 급락했다 2~3년간 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거래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이런 분위기는 결국 폭풍전야일 뿐이었다. 개최지 선정을 계기로 이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 반전을 노리던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 A공인 관계자는 “전보다 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 들리면서 리조트나 계곡 주변 땅값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물어보는 전화가 잦고, 사무실을 찾는 외지인 발길도 꽤 생겼다”며 “이제 유치가 결정됐다니 시장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평창 일대 토지의 경우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가운데, 휘닉스파크 인근의 봉평면 면온리ㆍ무이리의 단독주택택지는 3.3㎡당 30만~40만원, 펜션단지내 인ㆍ허가 작업을 마친 부지는 40만~5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있다. ‘대한민국 펜션1번지’라 불리는 흥정리 허브나라 인근의 펜션부지는 3.3㎡당 60만~70만원대이고, 대관령면 알펜시아 리조트 주변도 비슷한 시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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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관광 수요에 대비, 숙박시설을 지을 수 있는 토지와 분양중인 펜션 등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올림픽개발이 평창군 봉평면에서 분양중인 ‘숲속의 요정’ 펜션 전경. |
이와 관련 펜션포털닷컴의 김지훈 팀장은 “올봄 공시지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승세”라며 “올림픽 유치가 무산됐다면 과거 한창 올랐던 터라 지가가 싸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더욱 상승할 여력이 생겼다”고 밝혔다. 실제 매도자들은 앞서 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거래되지 않던 물건들을 거둬들이고 호가 추이를 살피려는 움직임이 생기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부진한 분양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던 단지형 펜션 등 소액 투자가 가능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B공인 관계자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펜션 이용권 포함해 5% 수준의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단지들이 있다”며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갖춰 연중 관광객이 꾸준한 편이라 계곡 근처 위치가 좋은 곳은 눈여겨볼 만 하다”고 말했다.
또 강원도개발공사가 사업을 추진한 알펜시아리조트의 경우, 개최지 선정 전날까지 ‘1주 단위, 10년 이용’ 방식의 타임쉐어 호텔 50실, 콘도 30실을 400만~1000만원에 시범 분양했지만 가격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김헌근 팀장은 “회원권이 있어도 성수기엔 예약이 곤란하기도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 1주일을 지정하면 무조건 이용할 수 있다”며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분양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맹목적인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H공인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임야 등 개발이 불가능한 땅들을 대규모로 묶어 3.3㎡당 1만원 수준에 사들여 쪼개어 파는 등 시장을 움직여왔다”며 “투자시엔 현장을 둘러본 뒤 가치를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