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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하반기 물가를 잡아야 대한민국 서민이 산다
최남주 컨슈머팀장


서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수입은 몇년째 제자리를 맴도는 데 물가는 하루가 멀다하고 널뛰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2011년의 반환점을 돌았을 뿐인데 밀가루發, 설탕發, 구제역發, 고유가發 등 고물가를 빗댄 유행어는 한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 결과일 게다. 실제 올 상반기엔 생필품 가격인상이 유난히 심했다. 과자와 빵, 스낵, 국수, 음료수, 우유, 발효유, 아이스크림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각종 먹을거리들은 마치 레이스를 펼치듯 연달아 올랐다.

어른들은 동네 구멍가게를 지나갈 때면 아이의 눈치를 봐야하는 난감한 상황까지 내몰렸다고 하소연이 끊이질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서민들의 식탁은 더 빈약해졌다. 높아진 물가 때문에 반찬을 줄이는 가정이 늘어났다. 명태, 고등어, 오징어 등 서민들이 즐겨 먹던 각종 생선류는 귀족 반찬이라고 부를 만큼 비싸졌다.

틈틈히 챙겨먹던 수박, 참외와 같은 제철 과일은 그림에 떡이나 마찬가지다. 직장 동료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가볍게 시켜 먹던 삼겹살도 서민들은 범접하기 힘든 귀족고기가 됐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서민들이 오죽하면 삼겹살을 金겹살이라 부르고, 金등어(고등어), 金태(명태)라는 유행어까지 나왔을까. 이젠 고물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정부의 물가 통계도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하기 충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6.7%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률은 최근 10년(2001~2010년)간 6월 평균상승률 4.1%보다 2.6%포인트나 높은 숫자다. 외식비도 지난 10년간 평균상승률 3.0%보다 높은 3.5%를 기록했다.

이같은 고물가 행진은 7월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조짐이라니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는 이미 올해 물가 마지노선을 포기했다. 당초 3%로 잡았던 물가 상승률 목표는 4%로 상향조정했다. 8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서 등락하다 9월 이후엔 하향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는 있지만,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게다.

고물가의 파고가 높은 탓일까. 요즘 유통가엔 값싼 수입산 먹을거리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대형마트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뉴질랜드산 키위, 미국산 체리, 타이완산 애플망고, 미국산 쇠고기, 캐나다산 삼겹살 등 온통 외국산 천지다. 우리의 주식인 쌀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 싶다.

전문가들은 값싼 유럽산 식품까지 물밀듯 밀려 들어오는 한-EU FTA가 본격화하면 신토불이가 우리의 식탁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식탁주권(?)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고물가는 분명 공공의 적이다. 이제 새로운 반년이 시작됐다. 하반기엔 물가안정이 우선이다. 꼭 7월 부터는 ‘고물가’라는 단어가 사려졌으면 한다. 가격담합, 변칙 가격인상 등과 같은 우울한 뉴스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소비자와 기업, 정부가 똘똘 뭉쳐 공공의 적 ‘물가’를 잡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물가가 안정돼야 대한민국 서민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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