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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로스 칸 수사한 검찰, 비난 뭇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 1일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뒤 검찰이 부실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 지난해 1월 맨해튼 지방검사(D.A.)로 취임한 사이러스 로버트 밴스 2세(56)에게 비난의 화살이 빗발치고 있다며 그의 판단력과 조직 운영 능력 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주 대법원은 지난 1일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스트로스 칸 전 총재의 가택 연금을 “사건 정황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며 해제했다.

이번 조치는 법의학적 증거를 근거로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기소했던 검찰이 피해 여성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처음에는 피해여성의 주장을 신뢰한 상태에서 기소했으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전에 다른 누군가와 모의한 듯한 정황과 일부 개인 이력에 대한 진술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법원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밴스 지방검사의 성급한 기소에 대한 비판과 부실수사 논란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반발하는 쪽은 피해자 측 변호사다.

피해 여성의 대리인인 케네스 톰슨 변호사는 “자신의 이력에 대한 진술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성폭행을 기도한 증거는 매우 많다”면서 “밴스 지방검사가 고위직을 잃을까 봐 기소를 하지 않을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판은 검찰 내부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통상 성범죄 사건은 경험이 풍부한 전담 부서에 맡기는 것이 관행이지만 그는 지방검사보 2명에게 사건을 맡겼다.

맨해튼 지방검찰청 내부에서는 익명을 전제로 “성범죄는 피해자가 어려운 처지에 놓은 경우가 많고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특성이 있다”면서 수사 경험이 적은 수사팀에 사건을 맡겨 부실한 수사가 초래됐다“는 비판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또 밴스 검사가 이번 사건에 대한 신중한 기소를 주문하는 일선검사와 중견간부들의 조언을 무시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NYT는 밴스 검사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사건에서 구속 수사를 하려고 영장발부를 서두른 나머지 고소인의 이력을 알기도 전에 기소를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에 대한 비판은 사실 이번 부실수사 탓만은 아니다.

최근 몇 주간 맨해튼 검찰청은 술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뉴욕 경찰 2명의 재판에서 승소하지 못했고 뉴욕 유대교회에서의 테러모의 용의자 2명에 대한 테러 혐의도 적용하지 못했다.

이 같은 비판에는 밴스 검사의 조직관리 스타일도 한몫하고 있다.

그는 검찰청 수장임에도 사건 수사의 구체적인 사안까지 개입하고 지시하는 것을 일선 수사팀이 좋아한다고 생각해 수사에 직접 개입해 왔다.

또 최근에는 35년간 재임한 전임자인 로버트 모겐소와 차별화를 위해 조직 개혁을 하면서 검사 몇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밴스 검사가 취임 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등 당근을 제공하고 있지만 사기는 크게 저하됐고 일각에서는 뉴욕 경찰과의 불화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출직인 지방검사에 오른 밴스가 더 높은 공직에 오르기 위해 공명심에 집착한 나머지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비판이 잇따르자 밴스 검사 본인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신중하라는 권고를 무시한 것이 사실이지만 연간 11만건을 처리하는 과도한 업무에도 범죄 피해자와피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고 항변했다.

이번 사건은 그가 추진해 온 범죄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과 2013년으로 예정된 그의 재선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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