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지난 5월 종암동 일부 아파트 단지에 도입한 악취 제거와 정확한 배출량 산출 시스템을 갖춘 RFID 종량처리시스템의 시범운영 결과 효과가 좋아 성북구 전 구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음식물 쓰레기가 이 시스템을 거치면 발효 과정을 통해 쓰레기양이 대폭 줄어든다.

성북구 관계자는 “시범 운영 결과 90% 이상의 쓰레기량 감량 효과가 있어 성북구내 모든 아파트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북구는 종암동의 세레니티아파트 955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5월 새로운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해 8월까지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다.

성북구는 관련 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이 아파트 단지 내에 쓰레기 종량 처리와 미생물 발효에 의한 쓰레기량 감량을 위해 개발된 RFID 종량처리시스템 7대를 설치했다.

각 가정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려면 세대별로 지급된 ID 카드를 기계에 접촉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쓰레기 배출시에 세대별로 버린 쓰레기 무게가 측정되 누적 합산된다. 이런 방식에 따라 가정별로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이 더해질 것이므로 시스템이 정착되면 쓰레기 감량 가능성은 더 커진다.

또 발효 및 증발 처리로 악취와 침출수를 걸러내고 잔존물만 남게 돼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30일 성북구가 밝힌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5월 26일부터 6월 25일까지 한 달 동안 음식물 쓰레기 투입량은 1만5107㎏이었으나, 수거량은 921㎏에 불과했다. 즉, 버린 쓰레기량의 1/10 이하로 쓰레기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1t당 12만6175원이므로, 약 200만원의 비용이 절감된 셈이다.

3단계 악취저감장치 등을 통해 음식물을 처리할 때 악취나 침출수도 나오지 않아 주변 환경도 전과 비교해 훨씬 깨끗해졌다.

성북구에는 음식물 처리시설이 없어 경기도의 원거리 처리시설을 이용해 불편했고, 경기도와의 마찰이 발생했을 뿐더러, 수거시마다 소음이 발생하고, 음식물 쓰레기 중간 집하장의 민원과 서울, 경기도 간의 갈등 등이 증폭된 게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주택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쓰는 일반 주택이나 상가와 달리 정액제가 적용된다. 따라서 공동주택 가구당 월 1300원의 수수료가 붙는 점이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한 아무런 동기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성북구가 이 사업을 추진한 이유 중 하나다. 새 시스템을 쓰면 아파트 각 세대가 쓰레기에 대한 개별 계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환경부가 각 지자체들이 내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방안 등을 마련해도록 하고 있는 점도 동기가 됐다.

성북구 관계자는 이같은 성북구의 사업이 커다란 성과를 얻어내자 서울시, 금천구, 동대문구, 성동구, 강북구, 아산시, 환경연합운동 관계자들 등이 성북구에 견학을 다녀갔다고 전했다.

성북구는 중구, 동작구, 용산구, 구로구, 관악구, 성남시 등에도 요청에 따라 관련 자료를 보냈다.

성북구는 이 시스템을 구내 전역으로 확산시킬 경우, 연간 구가 부담하는 음식물 쓰레기 수집운반처리비용 27억원 가운데 8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또 향후 15년간 약 1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든 주택으로 이 시설을 확대 설치하면, 연간 3241t의 자율감량도 가능할 것으로 성북구는 전망했다.

이 설비를 쓰면, 수거빈도도 현재 월 15회에서 월 2회로 줄어들 전망이다.

수집된 잔존물은 식물 경작시 퇴비로 사용된다.

성북구는 사용자가 기계 임대비만 부담하면 별도 추가부담 없이 잔존물 처리까지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매일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중”이라며 “앞으로 성북구의 새 쓰레기 처리 시스템은 이런 분야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