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도 원하는 것만 척척
오는 2020년이 되면 유무선 네트워크에 상관없이, 끊김없고 빠르게 실감형 비디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아이디어만 있으면 IT 자원을 필요한 만큼만 빌려서 쉽고 싸게 창업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진다.
전철을 타고 등교하던 대학생 홍길동 군은 대학 UCC 홍보 동영상을 출품하기 위해 무선 단말기로 교내 서버에 접속했다. 예전엔 파일 전송 중에 무선 접속이 끊기면 짜증이 나기 일쑤였다. 처음부터 다시 접속해 전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런 불편이 사라졌다. 네트워크에서 파일을 보관하고 있다가 끊긴 이후부터 자동으로 재전송해주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 1인 기업을 창업한 선배를 만나 1주일 만에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야기를 들었다. 선배는 요즘은 창업을 위해 사무실을 빌리거나 시스템 및 회선을 구축할 필요없이, 필요한 만큼만 IT와 네트워크 자원을 값싸게 빌려서,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홍 군은 방학 때 다녀올 유럽여행 계획을 세운다. 과거에는 검색창에 ‘프랑스 파리’를 입력하면 ‘파리제과, 파리, 모기 등’ 불필요한 결과가 나왔는데, 지금은 이전에 입력했던 환율 조회, 비행 스케줄 등을 통해 ‘프랑스 파리’에 대한 결과를 정확히 얻을 수 있다. 또 과거 자신이 선호했던 여행지 정보 등과 결합해 최적의 여행 스케줄도 받을 수 있다.
여행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과 연결된 TV로 영화를 시청한다. 3차원으로 만들어진 초고화질 영화인데도 전혀 끊기거나 지연되지 않는다. 5기가바이트(GB) 파일을 5초 이내로 제공받을 정도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서버에서 콘텐츠를 전달받기 때문이다.
취침 전(前) 마감뉴스를 통해 거래은행에 대한 디도스(DDoS) 공격 소식을 접했다. 과거에는 공공기관, 은행, 포털 등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피해가 컸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공격을 실시간으로 대응,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해외에 소재한 해커의 주소를 단 1시간 만에 확인했다고 뉴스는 전했다.
방통위가 2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글로벌 인터넷 인구 50억명 시대 미래 인터넷 발전 계획’이 그리는 청사진에는 이런 미래가 담겨 있다. 방통위의 구상에는 비디오, 무선 인터넷, 사물지능통신 등의 등장으로 트래픽이 급증하고 인터넷의 이동성 보안성 등 측면에서 한계가 대두됨에 따라 새로운 인터넷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돼 있다.
방통위는 실제로 향후 10년이 우리나라가 네트워크 강국의 지위를 잃고 인터넷 기술 소비국으로 전락하느냐, 인터넷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느냐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이러한 문제 인식에서 이번 정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가구당 광케이블 속도 상향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활용 ▷콘텐츠 유통 효율화 ▷글로벌 테스트 베드 조성 등을 구체적인 세부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총 73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만6000명의 추가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상현 기자/puqu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