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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노조 허용 D-2, 빅3 등 업계 조용한 가운데 철저한 준비
단일사업장 내 복수노조 설립 허용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노조가 없었거나 있어도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업들은 노무팀을 강화하면서 노조가 만들어지더라도 가입자가 최소화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성노조가 버티고 있는 기업은 복수노조 허용이 현재 노사관계를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복수노조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삼성은 노조가 만들어져도 무노조 경영의 근간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가 설립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참여인원이 극히 적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관측이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복수노조가 생기지 않는 것이 좋지만 노조 설립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계열사별로 산발적으로 생길 가능성이 높고 가입인원도 수십명에서 많아야 수백명 정도에 그쳐 무노조 경영 원칙의 틀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삼성이 사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조 설립을 준비하는 주체들이 외부 노동계 인사들을 앞세워 대대적으로 여론몰이에 나설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 삼성은 사원복지를 강화했고 대부분 사업부에서 복수노조 관련 교육을 진행했다. 작년에는 고용노동부 국장급을 삼성전자 인사관리팀에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과 함께 사실상 무노조 상태인 포스코도 복수노조 허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4년 복수노조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당시부터 노조가 생기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조와 경영진 사이의 소통을 강화했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교육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아울러 포스코는 노무팀을 중심으로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투표로 대표를 뽑는 노경협의회가 잘 운영되고 있어 새로 생겨나는 노조가 세력을 확대해 대표성을 가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가 생기는 원인은 회사에 대한 불만인 만큼 직원들이 만족감을 갖도록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단일사업장 최대 조직을 거느린 현대자동차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장 계파가 많아 사실상 복수노조가 허용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고 지금껏 노무팀이 잘 대응해와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사무직 노조와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현장조직이 복수노조 설립을 구체화할 경우 노조 간 선명성 경쟁으로 회사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한 임원은 “복수노조가 가시화되면 결국 회사 부담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어 노무팀을 중심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상ㆍ이충희ㆍ신소연 기자/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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