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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난 태풍이 늘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 및 이상기상현상으로 발생시기와 진로 등이 특이한 별난 태풍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풍은 주로 7~9월에 발생하지만 6월 등 다른 달에 발생하는 경우도 근래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1951년 이후 현재까지 6월에 발생한 태풍은 104건으로 이 중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태풍은 14건(13.5%)이다. 올해 발생한 제5호 태풍 ‘메아리’가 6월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외 2003년에도 제6호 태풍 ‘소델로’가 내륙에 상륙하지는 않았지만 대한해협으로 통과하며 6월에 영향을 주었고 역시 1963년 제4호 태풍 ‘셜리’도 6월 태풍에 속했다.

진로가 특이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은 서해안 및 남해안에 상륙 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태풍 ‘오펠리아’(1990년 6월)는 중국 동부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서해안을 가로질러 경기만에 들어와 인천 앞바다에서 약해져 ‘인천상륙’에 실패했다. 또 태풍 ‘라마순’(2002년 6~7월)은 서해를 따라 북상하다 ‘금강(충남 금강)에서 금강(강원도 금강산)으로’ 빠져 나가는 진로를 밟았다.

태풍 ‘알렉스’(1987년 7월)와 ‘폴리’(1992년 8월)는 중국 동부해안을 따라 북상한 뒤 서해를 건너 북한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특이한 행보를 나타냈다. 태풍 ‘아베’(1990년 8월)는 휴전선을 따라 이동하며 분단의 현장을 더욱 긴장시켰고, ‘카이탁’(2000년 7월)과 ‘세실’(1982년 8월), ‘리’(1985년 8월)는 각각 두만강 하류, 압록강 중류, 흑룡강에서 소멸해 강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이외에 태풍 ‘엘리’(1994년 8월)는 추운 북극해 연안까지 진출했고, ‘쁘라삐룬’(2000년 8월)은 서해에서 한반도를 관통해 동해와 일본을 지나 북태평양까지 진출하며 긴 여정을 보냈다.

일반적인 진로에서 벗어난 기이한 행보를 보이며 예보관들을 괴롭힌 태풍도 있다. 태풍 ‘웨인’(1986년 8월)은 이동하는 동안 필리핀 부근에서 세 번이나 빙빙 돌며 회전해 예보관들의 혼을 쏙 빼놨다. 태풍 ‘엘리’(1994년 8월)는 만주를 지나 북극해까지 북상해 북위 70도 부근에서 소멸해 가장 고위도까지 북상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저위도의 엄청난 열과 수증기를 고위도에 전달하는 지구의 에너지 평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셈이다. 시원한 고위도까지 북상한 것으로 보아 이 태풍은 더위를 엄청 많이 탄(?) 것으로 판단된다.

태풍은 대개 피해만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적조현상을 해소하고 수자원을 공급하며, 저위도의 에너지를 고위도로 이동시켜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이루게 하는 순역할도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대개 피해를 주기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적조현상을 해소하고 수자원을 공급하며, 저위도의 에너지를 고위도로 이동시켜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이루게 하는 순역할도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태풍의 발생 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까지 접근하는 태풍의 강도가 세어지면서 태풍에 의한 재산피해는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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