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국내기업엔 솜방방이, 해외기업엔 불방망이?’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기업과 달리 해외기업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가 두드러지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국내 기업에 대한 주주총회 안건 반대 비율이 7%선에 머물고 있는 반면, 해외 기업에 대한 주주총회 안건 반대 비율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27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들어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국내외 기업은 736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 2736개 가운데 찬성한 안건은 2528건이며, 반대한 안건은 208건으로 반대 비율이 7.6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전체 반대의견 비율(8.08%)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지침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느정도 적응하면서 그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은 지난 2002년 1.2%에 그쳤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5년 2.7%, 2007년 4.98%, 2009년 6.59%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2153개 안건 가운데 174개 안건에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서 그 비율이 8.08%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주총 안건 반대 의견 제시율이 점차 높아지고는 있지만, 외국 유명 연기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캐나다 국민연금운용위원회(CPPIB)와 미국의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의 의결권 행사에서 반대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11~15% 정도에 이르고 있다.

외국의 연기금에 비해 국민연금의 주총 반대 의견 제시율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해외 보유 주식에 대해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보유 주식에 대해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올해부터는 매우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제시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이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해외 기업은 10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주총 안건 64건 중 39건에 대해서는 찬성했지만, 25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외국기업의 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 비율이 무려 39%에 이른 셈이다. 화이자의 전체 9개 주총 안건 가운데 5개 안건에 대해 반대했으며, 엑손모빌에 대해선 전체 12건의 안건 가운데 4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필립모리스에 대해선 7개 안건 중 2건에 대해 반대했다. 이외에도 차이나하오난 중국엔진집단유한공사 이스트아시아스포츠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기업에 대해서도 다수의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기업의 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 이유도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일례로 화이자의 경우 ‘전직CEO에 대한 보상안과 관련해 ▷자연퇴직자에게 강제퇴직자에 상응하는 보상지급 ▷퇴직자에게 성과에 연동하는 보너스계획 적용 ▷재임기간 중 회사실적 저조 등의 문제점이 있어 반대를 권고하는 자문기관의 의견 참고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해외기업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기업이라고 특별하게 강화된 의결권 지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며, 국내 기업과 유사한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며, “다만, 주주이익을 생각해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