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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화학적거세’ 실효 거둘 수 있도록 할 것”-아동성범죄 전문가 임호선 동대문경찰서장
김길태ㆍ김수철 사건 등 지난해 온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기억속에서 사라져가는 흉악한 아동성범죄를 또렷히 기억하는 이가 있다.

아동성범죄 전문가인 임호선 서울 동대문경찰서장은 다음달 24일 본격 시행될 성충동 약물치료(일명 화학적거세)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강력한 아동보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서장은 “부작용도 물론 있겠지만 부작용과 실효성에 대한 문제는 시도 후 알아봐야 할 것이고 제도적인 문제가 발견될 경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석사 논문을 통해 “법 공포 후 1년 후에 시행토록 철저한 준비기간을 두고 있는 만큼 부정론자들이 우려하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학구열에서 비롯된다. 격무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는 직업 중 하나가 대한민국 경찰이지만 ‘경찰도 공부해야한다’고 그는 모질게 말해왔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등장하는 ‘직감과 경험’에 의존하는 ‘송강호 형’ 경찰 만으론 점차 지능화되는 범죄자들을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 “현직 경험이 학문적 지식과 결합해 실무에 적용돼야 한다”는 게 임 서장의 굳은 신념이다.

임 서장은 지난 2월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법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2년 시작한 공부를 10여년만에 완성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동대문경찰서장으로 취임하기 전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으로 근무하던 그는 김길태ㆍ김수철 사건 등을 계기로 아동성범죄에 큰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해 12월 석사 논문인 ‘아동 성폭력범죄의 형사법적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2008년 조두순 사건을 시작으로 수많은 아동성범죄의 대안이 제시되고 법이 제정됐지만 정작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개선 효과는 미미한 점이 논문의 출발이 됐다.


그는 “아동성범죄는 제도가 아닌 사람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발찌, CCTV 확대 설치 등 제도적 대안에 앞서 지역사회 네트워크 망을 촘촘하게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보호막 안에 담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경찰을 비롯한 아동 성범죄 전문 인력 증원이 필수적이란 의미다.

임 서장은 “성폭력 관련 수사시스템은 개선됐지만 인력 증원은 없었다”며 “예를 들면 성범죄자 열람제도가 생겼다면 이를 전담하는 팀도 구성이 돼야 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이 공조하는 원스톱지원센터가 생겼다면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팀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성범죄와 관련한 전문 인력과 전담팀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경찰청 여청과장을 역임한 경력과 학문적 연구 노력을 바탕으로 성범죄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 후배 양성과 후진들을 위한 교육에 기여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문영규 기자 @morningfrost>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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