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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黨政 잡음…‘정책 레임덕’ 현실화?
등록금·藥판매·감세철회…

각자도생 컨트롤타워 부재

잇단 회동서 합의점 불발도

집권 4년차 중반으로 접어든 청와대가 ‘정책 레임덕’을 실감하고 있다.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가정상비약 슈퍼 판매와 MB노믹스(이명박 정부 경제 철학)의 근간을 흔드는 감세 철회 요구 등 청와대는 그동안에도 당과 정부로부터 가벼운 ‘잽’을 수차례 허용했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학등록금 인하 대책을 청와대와의 교감도 없이 한나라당이 23일 불쑥 발표한 것은 레임덕의 현주소를 여과없이 드러낸 ‘결정적 한방’이었다.

24일 청와대는 겉으로는 “여당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대통령과 야당대표와의 민생회담을 앞둔 시점에 여당 대표가 결과적으로 ‘회담 김 빼기’를 자초한 데 대해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참모는 “황우여 대표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초 정치권 일각에서 레임덕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을 때만 해도 이 대통령은 “레임덕은 없다”고 자신했지만, 최근 당ㆍ정ㆍ청이 굴러가는 모양새만 놓고 보면 레임덕은 이미 청와대 문턱을 넘어선 형국이다.

실제로 당ㆍ정ㆍ청은 이달 들어 대학 등록금 문제를 놓고서만 최소 세 차례(8일, 13일, 23일) 회동을 가졌으나, 당은 여론 수렴에, 정부는 재정 문제에, 청와대는 대학 구조조정에 방점을 두며 ‘한지붕 세 가족’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임채민 국무총리 실장은 23일 회동에 대해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당이 발표한 대책의 배경과 방향에는 공감하고 다만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서 당과 협의, 추진하기로 했다”는 알맹이 없는 결과를 발표했다.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할 청와대의 목소리가 당과 정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결과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당ㆍ정ㆍ청이 모이면 의견을 취합, 합의점을 찾는 게 일반적이지만, 등록금을 둘러싸고는 이견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면서 “총선과 대선이 급한 여당이 청와대보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 대표 후보들이 일제히 ‘MB노믹스’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가속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 후보들이 ‘청와대와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청와대의 정책 기조와는 다른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미래 권력이 이렇게 나오면 현재 권력의 레임덕은 빨라질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위기감 때문인지 최근 들어 장ㆍ차관과 수석들을 독려, 채근하는 이 대통령의 목소리가 부쩍 잦아졌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천막’ 강조 박근혜 마케팅

후보간 공동전선 구축도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자가 24일 비전 발표회를 시작으로 10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후보자는 이구동성으로 ‘천막당사정신’을 언급하며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표를 의식한 ‘친박계 구애작전’이다.

현재 홍준표ㆍ원희룡ㆍ나경원 의원의 3강 구도 속에서 친박계 단일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복병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범친이계 주자로 분류되는 홍ㆍ원ㆍ나 의원은 당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친이계는 원ㆍ나 의원에게 한 표씩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친박계가 2순위로 누구를 선택할지에 따라 당대표가 되느냐 마느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원ㆍ나 의원은 반홍준표 전선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 의원은 계파와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친이계나 친박계의 거부감도 상당하다. 그의 독특한 돌출발언 때문이다. 셋 다 대표가 되려면 친박계를 끌어안아야 한다. ‘朴(근혜)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야당 공격에서 보호할 사람은 나 뿐”(홍준표), “박 전 대표라는 소중한 자산 보호”(원희룡), “박 전 대표를 위한 카펫을 깔아드리는 것”(나경원) 등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친이계의 한 초선의원은 “홍ㆍ원ㆍ나 의원 간 승부가 박빙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뒤 “친박계 표심과 여론조사 결과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 성향의 박진ㆍ권영세 의원도 친박계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대표를 위해서나 당선권(5위 이내)에 들기 위해서는 친박계 표심이 매우 중요하다.

친이계가 원ㆍ나 의원을 낙점한 데 이어 친박계의 두 번째 표마저 친이계 주자로 쏠릴 경우 지도부 입성에 빨간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연일 천막당사정신을 강조하면서 박심(朴心)을 기대하고 있다. 천막당사정신을 출마선언문에 담은 데 이어 ‘천막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료까지 냈다.

한편 7명의 당권주자는 이날 오후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대의원과 선거인단을 상대로 당 쇄신과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 비전에 대한 정견 발표를 한다.

비전 발표회는 이날 대구ㆍ경북권을 시작으로 부산ㆍ울산ㆍ경남권(25일), 광주ㆍ호남ㆍ제주권(27일), 대전ㆍ충청권(28일), 강원권(7월 1일), 서울ㆍ인천ㆍ경기(2일) 6개 권역별 ‘릴레이 유세’ 방식으로 치러진다. 또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을 통해 5차례에 걸쳐 TV 토론도 실시된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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