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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수, 中 식품가 상승 인플레 억제 좌절
오랫동안 가뭄에 시달리던 중국 중ㆍ남부 지역이 이번에는 폭우로 시름하고 있다. 가뭄에 폭등했던 채소와 곡물가격이 홍수로 다시 수직 상승하면서 물가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중국 정부를 좌절시키고 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중국 중ㆍ남부지역 10개 성에서 21일 현재 175명이 사망하고 107명 이상이 실종됐으며 17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수 피해를 입은 저장(浙江) 장쑤(江蘇)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광둥(廣東)성 등지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43만2200헥타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채소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인 저장 성 항저우(杭州)의 경우 과일 및 채소ㆍ곡물가격이 전달 대비 평균 40%나 올랐다.

후베이 성 우한(武漢)의 채소와 고기 가격은 3일 만에 10% 이상 뛰었다. 우한 시 물가관리국이 20일 13종의 채소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7일에 비해 채소 가격은 11.79%, 돼지고기 가격은 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폭우가 내리기 직전까지 중국 중남부 지역은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양쯔강 중하류인 후베이, 후난, 장시 등 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경작지 약 700만헥타르가 타격을 입으면서 일부 채소 가격이 지난 5월 한달 사이에 평균 16% 올랐다.

농산물 공급 감소는 중국의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주된 원인이다. 지난 5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5%를 기록하며 2008년 7월 이후 34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가운데 식품가격은 11.7%나 올라 CPI 상승에 63.6%의 영향을 끼쳤다. 돼지고기가격은 40.4% 올라 물가 상승에 20%에 가까운 영향을 미쳤다.

최근의 농산물을 포함한 식품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압박은 지난 2007년과 2008년의 물가불안 때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정책과 함께 밀가루ㆍ식용유 등 생필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동원했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농업부는 지난해 11월 농민들에게 경작지 면적을 확대해 생산량을 늘리라는 통보를 내렸다. 한창푸(韓長賦) 농업부 부장은 올해 채소 재배 면적을 7% 확대해 생산량을 7.5% 늘리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최근 폭우라는 새로운 암초를 만나면서 이같은 정책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난징대 경영학석사(MBA)과정 쑹쑹싱(宋頌興) 교수는 “가뭄과 홍수로 여름작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고조되고 있고, 이는 한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물가잡기가 장기적인 고전을 면키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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