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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스전자, 각종 전력공급장치 원칩기술 세계 첫 개발…골드만삭스는 1000만불 투자 선점
“시스템온어칩(SoC)이 있는데 ‘파워온어칩(PoC)’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6년 넘게 매달렸습니다. 이제 양산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일 충북 청원의 오창과학단지에서 만난 에이스전자기술 조영창(59ㆍ사진) 대표. 그는 지난 6년간의 고생을 뒤로 하고 꿈에 부풀어 있다. 바로 우리나라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강국이 되는 꿈이다.

에이스전자기술은 각종 전기ㆍ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전력제어ㆍ안정장치를 하나의 칩으로 압축했다. 반도체의 회로집적기술을 응용한 방식이다. 부피는 기존 전력공급장치에 비해 10분의 1∼50분의 1에 불과하다. 각종 저항, 콘덴서 등을 없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어른 주먹크기의 형광등 안정기나 노트북 어댑터, 선풍기의 전력장치가 손가락 한마디만한 칩 하나로 대체되는 것이다.

게다가 부품 수가 줄고 칩의 소자가 바뀌면서 전기ㆍ전자제품의 소비전력도 20∼30% 낮추며, 대기전력은 90%가량 줄일 수 있게 했다. 조 대표는 이를 ‘PoC(Power Supply on a Chip)’이라 이름붙였다. 비메모리 반도체이자 전력용 반도체인 셈이다.

그는 그동안의 응어리를 쏟아냈다.

“처음엔 미친사람 취급 받았습니다. 국내에 개념조차 없던 기술이어서 특허 출원에도 애를 먹었습니다. 특허청도 결국 PoC란 이름으로 내줬지만요. 수요자 찾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기술은 미국의 한 투자은행이 선점했다. 에이스전자기술은 지난 2004년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나 자금이 부족해 국내ㆍ외 투자기관 문을 두드렸다. 골드만삭스는 특허출원 도면만 보고도 조건 없이 에이스전자기술이 요구한 100억원(1057만달러ㆍ지분 25%) 투자요구를 들어줬으며 2006년, 2007년 두차례에 걸쳐 입금했다.

조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을 찾아가 아무리 기술을 설명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골드만삭스는 형광등에 PoC를 채용한 그림 한 가지만 보고도 기술전문가를 데려와 검증해본 뒤 흥정도 않고 25배수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PoC는 또한 전기ㆍ전자기기의 강도, 속도, 열량 등 물리량을 0~100%까지 미세조절(Dimming)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동차로 치면, 기어를 없애 무단수로 최저 출력에서 최고 출력까지 변속이 가능한 셈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각광받는 녹색기술에 해당한다. 2009년에는 지식경제부의 ‘신기술(NET) 인증’도 받았다. 칩 가격은 개당 1달러 선으로 책정했다.

조 대표는 “PoC는 기존 전력조절 방식을 전자기식에서 반도체식으로 바꿔 에너지소비량 및 이산화탄소배출 저감, 제품의 경량화가 가능해졌다”며 “이 칩을 각종 전자제품에 채용할 경우 연간 117만KWh, 원전 1기 발전량의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모리의 2배에 달하는 비메모리 세계 반도체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당사는 칩만 제조하고 완제품 조립이나 칩 가공(파운드리) 등은 다양한 업체와 협력해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1977년 대우통신 전신인 대한전선에 연구원으로 입사, 대우통신 연구실장을 지냈다. 1986년 회사를 나와 에이스전자기술을 설립한 뒤 통신부품을 만들다 2004년부터 PoC 개발에 착수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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