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을 두고 유럽차와 일본차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 둔화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ㆍEU FTA 효과로 무장한 유럽차의 수성(守城)과 대지진 여파를 극복한 일본차의 반격이 치열하게 펼쳐지리란 전망이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하반기 세계 자동차시장 주요 이슈’ 리포트를 통해 “한-EU FTA 발효로 현행 8%인 관세가 5.6%로 낮아지고 실제 판매가격으로 약 1.4% 인하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실제 판매가격 인하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벤츠 C클래스, 퓨조 뉴508 등 신차 출시와 가격 인하를 연계해 소비자 구매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볼보, 벤츠 등 일부 유럽차 브랜드는 이미 한ㆍEU FTA가 공식 발효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일본차는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극복하면서 하반기 판촉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 측은 “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하반기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닉산 큐브, 혼다 시빅 등 연이어 신차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유럽차와 시장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수입차 시장 호조와 달리 하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은 전반적으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자동차연구소 측은 “물가상승, 가계 부채 증가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쏘나타, 아반떼 등 판매 증가를 견인했던 신차효과가 점차 소멸되면서 하반기 전반적으로 소비자 구매 심리 위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하반기 판매를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81만대로 전망했다. 올해 1~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52만대가 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위축된 전망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측은 “전반적으로 판매 증가세가 둔화할 전망이지만 수입차 시장은 중소형차 라인업 강화, 원화강세 등에 힘입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시장 확대를 두고 유럽차와 일본차의 대결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