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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개토태왕’ 이태곤, 연개소문 악몽 떨쳐낼까?
KBS 1TV 새 대하사극 ‘광개토태왕’이 지난 4일 처음 공개되며 위대한 왕의 출발을 알렸다.

‘광개토태왕’은 첫 회 담덕의 어릴 적 고난과 성장 과정이 아닌 웅장한 스케일의 전투신 위주의 힘이 넘치는 액션식전개 방식을 보여주었다. 후연국의 공격을 받은 고구려가 이에 대항하는 스토리가 전개됐다.

여기서 이태곤이 맡은 담덕(왕명: 광개토태왕)은 왕자의 화려한 신분을 버리고 고구려를 지키는 장수로 활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의 기개와 지략에 요동성을 함락시키려던 후연의 태자 모용보(임호)는 꼼짝하지 못하고 퇴각했다.

이어 후연의 왕 모용수(김동현)가 이끄는 후연의 대군을 급습한 담덕이 수중에서 붙잡히는 위기를 맞이하며 끝을 맺어 담덕의 운명에 대한 궁금증이 일게 했다.

하지만 후연이 공성전을 펼친 요동성은 평지성인데 산성으로 표현하고 CG(컴퓨터 그래픽)가 섬세하지 못해 화면 끊김 현상도 가끔 나왔다. 복식, 거주양식도 고구려와 맞지 않았다. 태자로 책봉된 담덕은 10대 초반의 나이였는데 30대 이상 느낌이 나는 것도 어색했다.

이 드라마는 이태곤이 타이틀 롤을 맡았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부터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2006년 사극 ‘연개소문’을 주인공을 맡아 빈약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침체에 빠뜨린 장본인이기 때문이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연기를 선보여야 함에도 항상 비슷한 모습, 항상 생각에 잠겨있는 유약한 이미지를 보여줘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우수에 젖은 이태곤의 표정을 6개월동안 반복해서 봐야했다. 전작인 ‘하늘이시여’ 한 작품 성공으로 단숨에 호흡이 긴 사극의 주역을 맡아 부족한 부분이 많았었다.

드라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년기의 연개소문에 대한 표현이 살아나지 못하자 제작진은 수양제인 김갑수를 빨리 죽이지 않고, 그의 뛰어난 광기어린 연기를 포인트로 내세우는 편법을 사용했고, 장년기 연개소문으로 유동근을 등장시켰으나 이미 추락한 분위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이태곤이 맡은 ‘광개토태왕’의 담덕역은 아직 첫 회라 뭐라 단정짓기는 어렵다. 묵직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뻣뻣한 연기가 언뜻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지난 1일 ‘광개토태왕’의 제작발표회에서 이태곤은 “드라마 하차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감독님께 혼도 많이 나고 녹음기를 이용해 연기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광개토태왕’에서 주인공인 담덕의 연기력이 뛰어나지 못하면 개성적인 조연들이 아무리 열심히 활약해도 힘들다는 것을 ‘연개소문’에서 실감했다. 이태곤은 ‘광개토태왕’의 성패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배역이다.

사실적인 연기로 사극에 몰입하는 재미를 줄지 아니면 밋밋한 연기로 사극 보는 맛을 반감시킬지가 이태곤의 연기에 달려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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