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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맞춤정장의 명인 ‘서초양복점 신완 대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반한 맞춤양복…

한국서 샤넬 같은 브랜드로 키워갈 것

신완 사장은 수제 맞춤 양복의 전성시대라 불리는 60년대 후반, 부산에서 재단을 배웠다. 고향인 경주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던 그는 꼼꼼하고 치밀한 재단 솜씨로 당시에 전국 각지에서 단골을 만들었다. 입소문이 나자 일반인은 물론 국회의원, 연예인, 스포츠선수 등 각계 유명 인사들이 옷을 만들어 달라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IMF 위기를 기회로 신완 사장은 미국으로 진출했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비전을 실현해보고 싶었던 그는 뉴욕에서 양복점을 차린 뒤 14년간 운영하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그의 손맛을 감식한 미국인들이 하나둘씩 그의 양복점을 찾았고,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또한 그에게 양복을 맞출 정도로 유명세가 높아진 것. 신완 사장이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한국인으로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브랜드 샤넬이나 캘빈클라인 같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매장 이름도 미국식 이름인 ‘오웬(Owen)’을 따서 지었다. 1800년대 영국의 위대한 사회개혁 운동가였던 로버트 오웬(Robert Owen)처럼 그 역시 단순한 재단사가 아닌,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다.

 “주변에서 나이 60에 무슨 거창한 포부가 있냐면서 제게 물어요. 하지만 저는 사람이 꿈과 비전을 품는 건 나이와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젊음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눈에 안 보이는 열정을 뜻하는 거잖아요. 저는 성공을 꿈꾸기에 충분히 젊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맞춤정장은 과거에 명동과 소공동을 중심으로 밀집돼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기성복이 저가 공세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일부 명품 맞춤정장 가게들이 전국 곳곳에 흩어졌다. 최근엔 강남 일대에 위치한 맞춤정장 숍들이 고품질과 거품을 뺀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서초동 교대역에 위치한 ‘뉴욕 오웬 테일러&서초양복점(02-583-7576)’은 이러한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1급 장인인 신완 사장은 40년 경력을 보유한 맞춤양복 전문가다. 옷을 짓는다는 것에 대한 장인정신으로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낸 기성복을 거부하고, 맞춤정장만을 고집해왔다. “우리나라 기성복의 대다수 브랜드들은 양복을 서양인 체구에 맞춰서 만들어요. 때문에 한국인들은 같은 사이즈를 입어도 약간 헐렁하거나 바지 기장이 터무니없이 길게 입는 게 전형처럼 돼 버렸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양복을 맵시 입게 입지 못하는 책임은 천편일률적인 브랜드에게도 있습니다.” 신완 사장은 “맞춤정장은 같은 키에 같은 몸무게라고 해도 허리둘레, 팔 길이, 하체 길이 등을 정확히 재단하기 때문에 편안하면서도 스타일이 살아 난다”며 “가봉을 통해 재단되는 양복은 이 세상에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정장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맞춤정장의 단점인 높은 가격에 대해서도 거품과 부담을 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스타일이 살아 있어도 가격 부담이 높다면 고객들에게 외면당한다는 걸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아무리 편안한 옷이라도 옷이 비싸면 사람들이 구입하지 않습니다. 꼭 돈이 많은 사람뿐 아니라 서민들도 맞춤정장을 부담 없는 가격에 입을 수 있어야지요. 옷을 만드는 장인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옷의 가치를 알아주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최고의 옷을 만들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옷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임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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