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재벌들이 이웃들과의 마찰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는 저택 건축과 관련해 지하수 문제로 이웃들과 갈등을 빚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CEO 래리 엘리슨은 이웃집 나무 때문에 조망권이 침해됐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래리 페이지, 지하수 방출 문제로 곤욕=미 실리콘밸리 내 팔로알토 구시가에 2009년 6월부터 페이지의 3층짜리 저택이 공사를 시작했다. 건축 초기부터 친환경 저택으로 평가 받았으나 문제는 지하층 공사가 시작되면서 벌어졌다. 지하수를 빼내 주변 도로에 있는 하수구로 흘려보내자 이웃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웃주민인 수 캠프는 “정원에 물을 주려고 부엌에서는 반 컵의 물도 아끼는데 이처럼 엄청난 양의 물들이 하수구로 버려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인 아이작 애클러도 “지하수가 하수구로 초당 2∼3갤런(1갤런=3.78ℓ) 정도가 버려지는 것 같다”며 “비록 먹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주변 나무들에는 필요한 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공사를 승인한 시 공무원들은 공사도중 발생하는 지하수 처리는 허용된 것이며, 환경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래리 페이지의 집을 포함해 주변 지역이 상당량의 물을 함유하고 방출할 수 있는 암석층인 대수층 위에 놓여있어 지하수가 부득이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시청 담당부서의 선임 엔지니어인 마이크 나치거는 “이 지하수는 단지 관개에만 사용될 수 있으며, 음용수는 더 깊은 대수층에서 나온다”면서 “특히 빠르게 보충되기 때문에 나무 등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래리 엘리슨, "이웃집 나무가 경관 망쳐" 소송=샌프란시스코 시내 퍼시픽하이츠에 있는 엘리슨의 저택은 주변의 멋진 경관이 자랑이었으나 최근 이웃집 뒤뜰에 있는 삼나무들이 자라면서 조망을 가리기 시작했다. 이에 엘리슨은 조망권을 가리는 나무들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웃인 본 보스머가 이를 거절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래리 엘리슨의 변호인은 이 집의 전 주인과는 나무 가지치기를 해주기로 약속까지 했다고 주장했으나 전 주인은 이를 부인했다. 또 엘리슨은 본 보스머에게 아예 1500만 달러에 집을 사들이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본 보머스는 심지어 엘리슨 측이 허락도 없이 나무를 벌목하려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엘리슨은 최근 조망권 전문 변호인까지 고용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에 207쪽에 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그는 소장에서 주변 이웃들이 자신의 집에 있는 나무 때문에 전망이 가려진다고 주장할 때 자신은 나무를 잘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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