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태양전지 사업의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된다.
이에따라 삼성SDI는 삼성 신성장동력 창출의 주축 가운데 하나인 태양전지 사업에서 보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야 하는 책임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27일 오전 각각 순차적으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태양전지 사업 양수ㆍ양도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을 전담해 온 LCD사업부 내 광에너지사업팀 인력(약 300명)과 설비 일체를 SDI에 차례로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태양전지 사업의 주체를 변경키로 한 것은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2년 동안 태양전지 사업을 전개해 왔지만 아무래도 반도체, LCD, 3D TV 등 핵심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효율성 및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내부 지적이 많았고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 쪽으로 보면 태양전지 사업은 N분의 1 아니냐”면서 “SDI로선 태양전지 사업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SDI에 맡기면 더 잘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업의 집중도를 높이는 쪽으로 사업 재구성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아몰레드(AMOLED)를 받는 대신 SDI에 태양전지 사업을 넘겨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삼성의 AMOLED 사업은 현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맡고 있다. SMD는 당초 전자와 SDI가 각각 50%의 지분으로 출발했지만 최근 유상증자를 거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64.4%로 높아졌다. MOLED 사업의 최대 주주가 삼성전자로 바뀐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MOLED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태양전지를 SDI에 넘겨주는 모양새인 것 같다”며 “박막형 태양전지 연구개발을 SDI가 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을 맡긴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조만간 태양전지 사업과 관련한 새 비전을 발표할 예정으로, 태양전지 전담에 의욕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앞서 삼성은 태양전지 사업을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로 정했으며, 삼성전자에서 태양전지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었다. 이를 통해 폴리실리콘 생산(삼성정밀화학), 잉곳ㆍ웨이퍼(삼성코닝정밀소재), 태양전지 모듈(삼성전자), 태양광 발전소 시공(삼성에버랜드), 태양광 발전소 운영(삼성물산) 등 태양광 사업을 위한 그룹 수직계열화를 이룬다는 비전을 내놨었다.
또 결정계부터 박막계 태양전지까지 사업을 확대해 2020년까지 누적 투자 6조원, 매출 10조원을 달성키로 했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부품(반도체, LCD 등)과 세트(TV, 휴대전화, 생활가전 등)에 주력하기 위해 태양전지 사업을 넘기기로 결국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