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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진단통과’ 반포주공1단지 미지근한 시장
‘서울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땅’. 주민들은 물론이고 부동산 업계 및 전문가들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두고 하나같이 하는 얘기다. 최근 서초구의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지은 지 40년이 다 돼가는 이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향한 일보전진을 이뤘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웬만한 호재엔 미동 조차 않고, 부동산 경기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만 역설하고 있다.

지난 26일 찾아간 반포주공 1단지엔 앞서 사흘전 서초구가 밝힌 안전진단 통과 소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첫 입주시기가 지난 1973년으로, 난방시설 등이 낡아 겨울이면 집안에서도 추위에 떨어야했던 이곳 주민들에겐 두말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이쯤되면 부동산 시장도 들썩들썩거릴만도 한 상황.

하지만 단지 인근의 중개업소 어디에서도 “일할 맛 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시장 반응은 썰렁했다. D공인 관계자는 “일단 매물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아직까지 선뜻 나서서 사겠다는 사람도 없다”며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들이야 재건축 관련 동향 계속 지켜봐오면서 매수시점을 노리고 가격 추이를 물어오기도 하지만 거래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이 단지에서 매매가 이뤄진 건수는 없었다.

현재 시세는 공급면적 72㎡형이 12억5000만원, 105㎡ 19억~19억5000만원, 138㎡ 21억~24억원, 204㎡ 25억~30억원 정도로 올해초보다 5000만~1억원 정도씩 하락한 수준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가 없던 탓에 매매가도 거의 변동이 없지만, 시세 반등 동력이 있어야 따라움직이는 매수자들의 심리상 이대로라면 ‘거래 실종’ 상황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게 중개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D공인 관계자는 “사실 재건축 하게되면 앉아서 돈버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정이 급한 사람들 아니면 매물은 안나오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이쪽엔 급매로 나오는 물건도 없고 팔겠다는 사람도 본인이 생각하는 가격이 아니면 안팔겠다고 느긋한 심정으로 관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S공인 관계자는 또 “이쪽 집값이 보통이냐”며 “여간한 샐러리맨들은 엄두도 못내는 동네이고, 지금 집을 살 여력이 되는 사람들도 이미 재건축 관련 프리미엄이 붙어 워낙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있다고 보는 탓에 쉽게 거래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 가치만을 놓고 보면 반포주공1단지는 인근 지역에 최근 들어선 반포 자이나 래미안 퍼스티지 등에 견주어 더욱 조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학군ㆍ교통여건이 좋은 데다 고층으로 지어지면 자연스레 한강 조망권도 확보된다. 주변지역과 차별화된 곳으로 ‘신흥 부촌’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대지지분이 많은 대형면적형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늘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이 어제 자치회장을 선출하는 등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작업에 들어가 조합 정식 출범까지는 시간문제”라며 “재건축 진행과 동시에 부동산 경기 자체를 띄울만한 모멘텀이 있어야 거래가 다시 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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