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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또 해 넘길라..." M&A 대어는 많은데.. 매각작업 대부분 난망
올 하반기 인수ㆍ합병(M&A) 시장에 하이닉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등 대어들이 매각을 줄줄히 기다리고 있다. 모두 자산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정도로 몸집이 큰 만큼,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연내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이들 기업들이 최근 실적 개선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지다보니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 역시 자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비싼 가격에 인수 희망자가 나서지 않을 정도여서 매각 속도가 점점 더뎌지는 모양새다. 이른바 M&A빅3로 불리우는 이들 3개 기업의 매각 전망을 짚어본다.

▶하이닉스, 인수 희망자 없나?=자산 규모 16조원의 매머드급 매물인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 공고가 또 한달 미뤄졌다. 채권단은 당초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내려고 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인해 6월 말로 연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도자 실사 등에 대한 채권 금융기관 간 이견 조정이 필요하다”며 “매각 공고는 내달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년을 끌어 온 하이닉스의 매각 일정이 올해도 지지부진한 이유는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이 업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데다 인수 직후 설비 투자비용 및 6조원 규모의 부채도 인수자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효성의 인수 시도가 무산된 후 새로운 인수 후보자로 떠오른 LG도 거듭 난색을 표하고 있다. 어쩌면 유일한 후보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채권단 등으로 부터 러브콜은 많다. 하지만 빅딜(대규모 사업구조조정) 때 눈물을 삼키며 하이닉스(구 LG반도체) 운영권을 넘겼던 LG인지라, 지금도 구본무 회장 앞에서 반도체의 반 자도 꺼내지 못한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한다.

LG 관계자는 “하이닉스를 인수하고 싶었다면 벌써 인수작업에 나섰을 것”이라며 “이제는 사고 싶어도 턱없이 높은 가격 때문에 엄두도 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결국 효성이나 동부 등 반도체에 발을 담그고 있는 중견그룹들이나 외국계 자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매각작업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대한통운 인수하면 신용등급 하락?=그간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 문제로 골머리를 썩어왔던 대한통운 매각이 최근 분리매각 쪽으로 가닥이 잡히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듯 하다. 채권단은 6월까지 금호터미널을 아시아나항공에 넘겨 준후 이르면 7월초 대한통운의 주인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한통운 역시 인수 회사들의 내부 사정으로 인수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당초 포스코-CJ-롯데 등 3파전으로 예상됐지만, 롯데는 터미널 분리 매각이 결정된 이후 대한통운 인수에 의욕을 상실한 상태다.

인수 의지가 높았던 포스코와 CJ 역시 복잡한 내부 사정으로 대한통운 인수를 두고 고민 중이다. 포스코의 경우 대한통운 인수의 복병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최근 영업이익이 10%대에 겨우 턱걸이 해 주주들의 눈길이 부드럽지 않은데다 대한통운 인수가 포스코의 자금흐름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외국인 주주들이 포스코에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S&P는 “포스코에게 대한통운 인수는 키 이벤트(Key event;중요한 사건)”라며 “인수 실패가 오히려 포스코의 재무 상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J는 국내 택배에 특화된 GLS와 해외 물류에서 강점 보이는 대한통운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 상당할 것으로 보고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현금성 자산의 매각 및 외부 자금 조달로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국제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인해 자금흐름에 애를 먹었던 만큼, 대한통운을 인수할 만큼 여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현안이 많다보니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후순위=지난 2008년부터 매각이 지연돼온 대우조선해양은 아예 올해 매각 가능성을 접은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워낙 해결 과제가 산적하다보니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어둔 상태.

산업은행은 요즘 ‘민영화’라는 최대 난제를 가지고 노조 및 업계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또 강만수 행장 부임 이후 우리금융 인수 및 매가뱅크 전환이 탄력을 받아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자회사의 매각은 신경쓰기 힘든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대해서는 올해에 할 지, 내년으로 미뤄질 지 당장 단언하기 힘든 상태”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자로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무산되 아쉬움을 남겼던 GS그룹 정도가 가론되고 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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