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만 팔던 영업방식 탈피
공정관리·업무혁신 등 컨설팅
두산동아 원가개선 시스템 도입
작년 2억 비용절감 성공사례
종이제품 구매 全 고객대상
클레임 100% 보상제 도입도
고객회사의 비용절감, 공정관리, 업무혁신 등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한 기업이 눈길을 끈다. 고객만족 개념을 넘어서는 고객가치 창출, 나아가 ‘고객성공’ 활동으로 분류되며 동시에 지속 가능성 확보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솔제지는 올 들어 ‘밸류업(Value-up) 파트너’ 정책을 선언하고 상생경영에 본격 나서고 있다. 물건만 팔아먹던 기존의 영업방식을 벗어나 원가개선, 설비운영, 시스템 관리 등 고객사의 경영상 애로나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방안을 제시, 컨설턴트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국제펄프가격 불안과 인쇄용지 수요 부진으로 자신의 처지도 어려운데 고객까지 챙기겠다는 ‘오지랖 넓은’ 경영 행보다. 이는 고객사에 선진 경영기법을 제공함으로써 매출증대와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해주는 ‘신개념 상생경영’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판사, 지류유통사, 인쇄업체 등 한솔제지의 주요 고객사는 100여개에 달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고객중시경영 원년의 해’를 선포한 뒤 고객가치창출팀을 발족시켜 고객가치 혁신활동을 해왔다. 여기에 ‘밸류업 파트너’ 활동을 더해 고객가치 창출로 개념을 확장했다.
실제 최대 인쇄업체인 두산동아는 한솔의 이런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2억여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공정상 에너지 및 잉크 사용량 절감이 화두였던 이 회사는 윤전기 드라이어 표준온도 설정, 폐열 회수를 위한 열교환기 설치, 잉크마일리지 개선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해 큰 성과를 거뒀다.
한솔제지가 올 들어 ‘밸류업(Value-up) 파트너’ 정책을 선언하고 고객사의 가치혁신 지원에 나섰다. 한솔제지 영업사원이 고객사인 인쇄업체에 경영상 문제에 대한 혁신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솔제지] |
두산동아 측은 한솔 고객가치창출팀에 감사패를 주며 “전문 컨설팅사가 아님에도 실행력 있는 산출물을 내놓았다. 참여한 직원들에게 최고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까지 전달했다.
한솔 고객가치창출팀은 소수 핵심고객에 한해 지원하던 솔루션을 최근 전 고객사로 범위를 넓혔다. 영업사원이 직접 전문가와 함께 고객사의 문제를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영업사원의 역할도 커졌다. 종전에 단순히 종이만 팔던 위치에서 이제 고객에게 문제 해결방안을 제공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가 된 것이다. 이에 더해 고객의 영업활동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마케팅 컨설턴트(Marketing Consultant)’로, 나아가 고객 성공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파트너(Business Partner)’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한솔은 제지뿐 아니라 자회사인 아트원제지와 유통계열사 영업사원 모두를 대상으로 이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고, 에너지ㆍ공정관리ㆍ인쇄ㆍ혁신ㆍIT 등 분야별로 전문가풀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솔제지 서재우 부사장(영업본부장)은 “고객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으며 고객의 성공을 도우면 그게 바로 나의 성공”이라며 “회사나 개인이나 자신의 이익에 앞서 타인의 성공과 욕구에 우선 봉사하게 되면 그게 양자에게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한솔은 이와 함께 제품과 관련된 클레임 발생 시 손실을 전액 보상해주는 ‘클레임 제로, 100% 보상제’도 지난 3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한솔의 종이제품을 구입한 모든 고객사가 대상이며, 클레임이 생긴 제품 전체에 대한 보상 외에도 제품 불량으로 인한 재인쇄비 등 후속 작업비용까지 100% 보상해주는 것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