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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왜관 캠프캐롤 ‘고엽제 매립’ 파문…“한국이 미군 폐기물 매몰지냐” 분노
“군생활때 발진·몸살 피해”

“주한미군은 수돗물 안마셔”

온라인 상 비난글 폭주


폐유·석면 이어 또 오염물질…

낙동강 본류까지 불과 630m

철저한 조사·방지책 요구 봇물


주한 미군이 1978년 경북 왜관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증언이 보도되면서 인근 주민의 불안이 고조되고 국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일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캠프 캐럴은 2004년까지 비오는 날이면 지역민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연결되는 하천에 기름을 유출해 말썽을 일으키고 석면오염 심각성이 제기된 곳”이라며 “이번 기회에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실태에 대한 전반적 조사와 방지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분노를 토해냈다. 시민 김모(56) 씨는 “극히 위험한 오염물질을 남의 땅에 묻었다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와 공동조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고 미국의 사과와 배상까지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의 캠프 캐럴 인근 하천은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낙동강은 대구와 부산 등 낙동강 하류에 사는 주민의 식수원으로 칠곡군은 기름이 유출될 때마다 방제작업을 벌였고 미군 측에 수시로 기름 유출 방지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군 고엽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환경 복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인철 평화행동국장은 “78년에 매립했다면 금속제 드럼통은 모두 부식돼 고엽제로 인한 토양오염은 물론 광범위한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캠프캐럴로부터 낙동강 본류까지는 직선거리로 630m에 불과해 직접적인 오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민관공동 조사협의체를 구성해 주변 지역의 지하수 관정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주민건강 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군을 비난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계정 ‘woodstock1000’는 “주한미군들은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생수도 엄밀조사를 한단다. 보기엔 멀쩡한 도로도 위험하다고 다니지 않는다. 이제 그런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jnjfilm’도 “우리나라를 폐기물 매몰지로 아냐. 철저히 조사하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글을 남긴 아이디 ‘sch***’는 “97년 부터 2년간 군생활을 했는데 맹장수술 받고 얼굴에 발진 나고 감기 몸살을 달고 살았다”며 “왜관 주민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 수도 있지만 그 2년을 고엽제 위에서 먹고 자고 한 셈이군”이라며 사태 조사를 요구했다. 아이디 ‘alo***’는 “대구에 고엽제를 이만큼 묻었다면 원위치해서 뉴욕이나 워싱턴에 파묻지 않으면 관두지 않겠다. 그 고엽제보다 더한 것을 미시시피 강에 뿌려줄 것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김성욱 사무총장은 “일차적으로 경악스럽다. 250통을 비밀리에 묻었다는 것도 믿기지 않지만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10년간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소송도 이번 사안과 연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의 유영재 미군문제팀장은 “유엔에서 화학무기로 규정하고 인체에 치명적 해를 주는 고엽제를 미국이 무단으로 우리 땅에 묻음으로써 한국을 매립쓰레기장으로 만든 것”이라며 “한ㆍ미 양국이 공동 조사를 벌여 오염 여부와 인체 유해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에 대한 미국 측의 공식 사과와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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