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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다시 커지는 방사능 공포…원전 2ㆍ3호기도 용융가능성ㆍ찻잎서도 방사성 물질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1호기의 핵연료 용융(멜트다운)이 확인되면서 열도에 방사능 공포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 1호기에 이어 2ㆍ3호기까지 노심용융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가나가와현 찻잎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먹을거리에 대한 우려도 다시 확산되고 있다.

16일 NHK방송은 “후쿠시마 원전 2ㆍ3호기는 1호기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수위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최악의 경우 핵연료가 녹아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도쿄전력이 2ㆍ3호기 원자로 내의 정확한 수위를 파악하기 위해 작업원을 투입해 수위계를 재조정하고 있지만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3호기는 원자로 내부 온도가 상승해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3호기 압력용기 위쪽 온도는 4월 말 80℃였던 것이 지난 5일 오전에는 144℃, 8일 저녁 217℃까지 상승했다. 이 온도 자체는 원전 운전시 압력용기 온도(약 280℃)보다 낮지만 내부 상태에 따라서는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 냉각수를 보내는 배관을 바꾸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 호소노 고시 총리 보좌관은 “1호기보다 물 투입을 늘려도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3호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가 내 머릿속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드러냈다.

방사성 물질 오염이 가중되면서 원전 인근 주민 7700여명은 이날 계획피난을 시작했다. 원전에서 30~40km 떨어진 이타테무라와 가와마타초 등 5개 기초자치단체의 주민들은 연간 방사선량이 20밀리시버트가 넘을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피난길에 올랐다.

이타테무라 주민 오우치 카즈오(53)씨는 “가족이 11명이나 되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몇 년후가 될지 모르지만 생후 14일째 된 막내아들을 고향에서 구김살 없이 기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피난길에 오른 주민들은 방사성 물질 오염이 개선될 때까지 후쿠시마시의 공무원 숙소와 여관, 임시 가설주택 등에 분산돼 생활하게 된다.

한편, 원전에서 250km 이상 떨어져 있는 가나가와현 찻잎에서 잠정 규제치가 넘는 방사성 세슘이 잇따라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방사능 찻잎’은 다도(茶道)를 즐기는 일본인들에게 먹을거리 우려를 다시 증폭시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가나가와현 찻잎에서 기준치 1㎏당 500베크렐을 초과하는 57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생산자들은 신차(新茶) 시즌을 맞아 출하를 앞둔 차들을 폐기처분할 위기에 놓여 고충은 더하고 있다. 야마구치 스스무 씨(58)는 “피해액이 약 5000만엔(6억7000만원)에 이른다”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가나가와현 측은 이번 사태로 6개 시읍면에서 신차 출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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