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지속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진리췬(金立群) CIC 감사장은 11~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국부펀드 국제포럼 후 기자회견에서 “급증한 외환보유와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운용기금을 계속 늘려 나가겠다”면서 “효율적인 새로운 국부펀드를 설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 감사장은 그러나 최근 영국 FT 등 언론에서 보도한 2000억달러 추가 수혈설에 대해서는 “검토 단계에 있을 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지난달 26일 FT는 중국 정부가 CIC에 조만간 1000억~2000억달러(216조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보유 외화를 줄이는 동시에, 해외 자원 및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CIC에 대한 자금 추가 투입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 규보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CIC의 운용 기금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불거져 나왔다.
CIC 역시 운용기금을 증액해 해외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온 가운데 ,이같은 언론보도는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됐었다. CIC가 중국 정부로부터 최대 2000억달러의 운용 기금을 지원받게 되면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SAMA)을 제치고 세계 3위 국부펀드로 올라서게 된다.
CIC는 지난 2007년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당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5000억달러였고 CIC는 이 가운데 2000억달러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 이후 CIC의 운용 기금을 1000억달러 증액하긴 했지만, 외환보유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만큼 CIC의 몸집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범 직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CIC는 2008년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은 바 있다. CIC의 운용 실적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진리췬 감사장은 “단기적인 투자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국부펀드는 일반 국유기업 등의 투자와 다르며 국가외환 관리가 주된 업무인 만큼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IC는 2009년 해외투자 수익률이 11.7%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했다.
진리췬 감사장은 이번 국부펀드 국제포럼에서 신임 회장으로 임명됐다. 이 국제포럼은 27개 세계 국부펀드 대표들이 모이는 회의로, 호주 국부펀드 책임자인 데이비드 머레이 회장이 2009년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부펀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정치적 이슈에 휘둘린다는 비난에 대응하고 투자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