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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산업 메카, 부산의 두얼굴
과거 부산하면 신발공장을 떠올릴 정도로 부산의 신발산업이 호황을 누렸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로 인건비 상승하면서 해외로 공장이 빠져나가면서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최근 부산에서는 기능성 신발을 중심으로 업체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만들자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반면, 일자리를 잃은 숙련공들이 짝퉁 신발 제조에 빠지는 등 두가지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나타나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차재주 원장) 산하 신발산업진흥센터는 중소 신발업체를 대상으로 해외 공동마케팅 지원사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해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신발산업전시회에 참가할 부산지역 업체들을 발굴해 참가비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0년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신발산업전시회에 참가한 부산지역 12개 업체가 2490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뒀으며, 미국 라스베가스 전시회에서는 8개 업체가 참가해 2200만달러의 상담실적을 거뒀다. 이처럼 성과가 지속되자 올해도 신발산업진흥센터를 통해 미국과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할 업체를 모집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 신발산업 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일자리를 잃은 숙력공들이 짝퉁 신발 제조 유혹에 빠지는 등 아직까지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상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해외 유명상표의 ‘짝퉁’ 운동화를 생산ㆍ유통한 조직이 해마다 부산에서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7월, 4만켤레 이상을 체계적으로 생산한 업체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적발된데 이어 올해들어 역대 최대 규모의 ‘짝퉁 신발’ 생산ㆍ유통조직이 또다시 부산에서 적발됐다.

부산지검 형사1부(진경준 부장검사)는 지난 6일 나이키를 비롯한 유명상표를 붙인 ‘짝퉁’ 운동화 5만7000여켤레를 제조ㆍ유통한 혐의로 총책인 김모(44)씨 등 핵심 간부 5명을 구속기소했다. 김씨 등은 2007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일대 공장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 퓨마 등 유명상표를 무단으로 붙인 짝퉁 운동화 5만7000여켤레를 제조해 전국 소매상에게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만든 짝퉁 운동화는 시가 84억원 상당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적발된 규모로는 최대다. 한때 상표법 위반행위를 강력히 단속해 거의 자취를 감췄던 짝퉁 운동화 공장이 최근부터 다시 부산지역에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규모도 커지고 체계적인 조직을 갖춰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불황으로 직장을 잃은 신발제조 숙련공들에게 접근해 부자재, 봉제, 밑창 등 공정별로 나눠 재료와 금형 등을 공급해주고 납품받아 완제공장에서 완성품을 제작해, 가짜 유명상표를 부착한 짝퉁신발을 대량으로 제작해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시중에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들은 조직망 및 발주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총책과 제조책, 중간 관리책, 소매상 유통책 등으로 역할분담을 했고, 단속에 대비해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는 등 점차 지능화 되고 있는 것으로 검찰은 우려했다.

한편 부산의 한 신발하청업체 관계자는 “부산의 신발산업이 기능성 신발업체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신발산업 전체 규모면에서 미미한 수준이다”면서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대규모 마케팅 행사를 개최하거나 해외 유명 신발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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