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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GDP 4.2% 달성 의미…성장세 불구 서민지갑 더 얇아졌다
고물가 등 악재 지속

민간소비 예상치 밑돌아

유가변수 등 앞으로가 문제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아직까지는 경제 성장기조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우리 경제에 효자인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민간소비도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아, 정부가 목표로 잡은 5% 성장 달성은 어렵더라도 한은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이 대체로 예상하는 4.5% 내외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선 지금과 같이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민간소비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만큼의 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하다. 작년까지는 정부가 지출을 늘려 소비 측면에서의 성장률 하락을 막아왔지만 올해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1분기 GDP 속보치를 보면 지난해 1분기 3.6%(전년동기 대비)나 증가했던 정부소비가 올 1분기에는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거의 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한은 경제통계국 김영배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작년까지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왔는데, 올 1분기에는 예산집행률이 낮아 건설투자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를 보면 1분기에 승용차 등 내구재가 늘어나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전분기 대비로도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13일 한은이 발표한 ‘2011년 경제전망(수정)’ 때 제시한 수치에 훨씬 못 미친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분기 GDI는 전분기 대비 -0.6%를 기록, 2008년 4분기(-0.6%)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GDP와 GDI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은 열심히 생산해봤자 환율이나 유가 등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하고 나면 실제 국민의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소득은 줄었다는 뜻이다.

1분기 교역조건을 보면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10.3%, LCD가 -12.2%로 하락한 반면 수입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 가격은 21.25%나 상승해 실제로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줄어들었고 수입한 돈은 대폭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한 ‘경제가 성장을 하더라도 수중에 쥐는 돈은 줄어드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도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올 한 해 적정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수출 신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묶어두어야 하는데, 그러면 물가불안이 계속돼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게 된다.

결국 정부가 앞으로 수출의 성장기여도와 민간소비 사이에서 거시경제 운용의 줄타기를 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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