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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곳에 가고 싶다>사계절 색다른 묘미로 유혹... 하동 쌍계사
경남 하동에서 가장 유명한 명물로 쌍계사가 있다. 신라 성덕왕 21년(서기 722년), 선종 육조중 하나인 혜능스님의 정상(頂相·머리)을 모시고 당나라서 돌아온 대비, 삼법 두 화상이 꿈에서 ‘눈 쌓인 계곡 가운데 칡꽃이 피어있는곳(雪裏葛花處)에 정상을 봉안하라’는 계시를 받고 찾아다니던 중, 지리산 자락서 호랑이의 안내를 받아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쌍계사를 가장 유명하게 하는 것은 봄이면 피어나는 십리 벚꽃길.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은 비교도 안되는 수많은 꽃들이 눈처럼 휘날리며 향기를 뿜어대는 장면은 장관이다. 그러나 쌍계사에는 봄에만 볼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여름이면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는 불일폭포가 더위를 식혀준다. 가을이면 지리산을 물들인 오색단풍이 유혹하고, 겨울이면 칠불암 아자방에서 정진에 몰두하는 수도승의 용맹정진을 느끼게 하는 곳이 바로 쌍계사다.

쌍계사는 사시사철 자랑하는 멋과 맛 때문에 사찰이 지닌 진정한 보물을 언제부터인가 잃어버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니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쌍계사의 진정한 멋과 맛은 창건역사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 흔적도 경내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쌍계 석문을 지나면 차 종자를 가져와 처음으로 심은 것을 기념해 세운 차 시배지를 만나게 된다. 대 이슬을 먹고 자라 생로병사를 초월한 신선들이 즐겼다던 죽로작설차(竹露雀舌茶)의 향을 쫓아 쌍계사를 찾는 일은 품격 높은 여정이다.

쌍계사 안에는 최치원이 진감선사를 기리며 글을 지었다는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47호)가 있다. 여기에는 ‘그가 범패를 매우 잘하여 금옥 같은 소리가 구슬프게 퍼져 나가면 상쾌하기도 하고 애절하기도 하여 능히 제천(諸天)을 기쁘게 할 만하였다’라는 대목이 기록돼 한국 불교의 옛 멋을 느끼게 한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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