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보금자리는 지난 2008년 5월 땅을 구입한 지 1년 9개월만인 지난 2010년 2월 하순 시공업체와 주택건축 계약을 했고, 두 달 보름만인 5월 13일 본체가 완성됐다. 이후 마감 작업을 거쳐 시공계약 5개월여 만에 완공을 했다. 사용승인(준공)은 7월30일 떨어졌다.
홍천 전원생활 맛보기는 여름 휴가철 4박5일 동안 이어졌다. 나와 아내, 그리고 두 딸 이렇게 우리가족은 모처럼 함께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만끽했다. 어머니의 품 속 같은 자연에서 되찾은 평온, 이 행복감이야말로 내가 ‘속세(도시)’를 버리고 전원으로 향한 이유다.
이후 실제 이사를 한 10월 중순 전까지 매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홍천 전원주택을 찾았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3박4일간 머물고 월요일 새벽 4시30분에 차를 몰고 서울 광화문 직장으로 향했다. 전원의 행복감이 도시생활의 번잡함과 긴장감을 잊게 했다.
비록 짧은 기간 이었지만 전원생활은 무형의 행복감에 더해 건강에도 놀라운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와 물의 ‘마법(?)’에 새삼 놀랐다. 지하 100m 아래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는 한여름에도 1분 이상 손을 담그지 못할 정도로 차고 맛이 있었다. 지하수로 샤워를 한 뒤 화장품을 전혀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매끈매끈했다. 놀라웠다.
밤에는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쉬며 잠을 자는 ‘저온수면법(창문을 열어놓고 자는 것)’을 시행한 결과, 둘째 딸 아이의 아토피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 단 며칠 만에 ‘자연 치유’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피부에 예민하던 사춘기 둘째 딸 아이의 얼굴이 환해진 것은 물론이다.
고요한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창문으로 쏟아질 듯 반짝거린다. 저 멀리서 밤늦도록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와 맹꽁이 소리, 하지만 도시의 각종 소음과는 달리 그 소리는 은은한 자장가로 들려온다. 이후 대지는 달콤한 휴식 속으로 빠져든다.
새벽 4시를 넘어서면 야생닭(집을 나가 야생화한 닭)이 “꼬끼오!”하고 힘차게 울어댄다. 야생닭의 기상나팔을 시작으로 자연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이후 각종 새소리가 환상의 하모니를 이룬다. 새들의 합창에 귀 기울이며 묵상에 빠져본다.
인간은 사회화, 도시화 속에서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유·무형의 틀에 갇혔다. 그리곤 그 틀에서 빠져 나오기를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그걸 진보, 발전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첫걸음을 뗀 홍천의 전원생활은 이에 대해 ‘아니다’라고 분명한 답을 주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cafe.naver.com/r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