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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ㆍ27 재보선 유권자를 만나다-분당乙>속내 감춘 민심…‘큰싸움’에 꼭꼭 숨다
“관록·잔뼈굵은 강재섭”

“약속 지킬 사람 손학규”


지지후보 꺼리는 주민 많아

초박빙 승부속 예측불허


“분당 사람들 속얘기 잘 안해요.”

4ㆍ27 성남 분당을(乙)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분당을이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이유는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맞붙었고, 유일한 수도권 지역인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점쟁이도 모를 만큼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성향을 쉽게 밝히지 않는 주민들의 특성도 여기에 한몫한다. 19일 정자동 불정교 사거리에서 만난 주부 고모(43) 씨는 지지후보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정자2동 주민센터 옆 한솔고 앞에서 만난 장모(49ㆍ자영업) 씨도 “여기 살고 있지만 누가 될지 잘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분당은 주민들 얼굴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선거”라고 전했다.

지지성향을 밝힌 주민들 가운데서도 여야 후보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보였다.

탄천 자전거도로에서 만난 박모(78) 씨는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그 사람은 관록이 있고, 정치 쪽에서도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며 “내 친구들도 한나라당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모(71) 할머니도 “우리집은 자식들도 전부 한나라당”이라고 했다. 정자동 능골공원에서 만난 김모(62ㆍ자영업) 씨는 “한나라당이 이것저것 욕도 많이 먹고 아무리 그래도 이 지역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생각으로 한나라당 찍지 민주당 찍는 일은 많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인물론도 만만치 않았다.

손 후보가 20일 전 출마선언할 당시 생경해했던 모습과는 달리 주민들 상당수가 그의 출마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긍정적인 평가도 내놓았다.

금곡동 중앙노인복지센터 앞에서 잠시 정차하고 있던 택시기사 박모(51) 씨는 “여기도 이제 당보다는 사람을 봐야 한다는 인식이 많아졌다”며 “남은 임기가 1년이든, 2년이든 잘할 수 있는 인물을 보고 찍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자동 KT 본사 앞에서 만난 유모(59ㆍ무직) 씨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신공항이다, 과학벨트다 전부 공약으로 내놓았다가, 그야말로 빌 공자의 공약으로 만들지 않았나”라며 “후라이(사기)치는 당 말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했다.

신기사거리 ‘ㄹ’ 교회 앞에서 만난 김모(49ㆍ회사원) 씨는 손 후보에 대해 “손 (전 경기)지사가 당을 옮겼다고 말이 많지만 경원대 다니다가 서울대 다닐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정책과 비전이 맞지 않으면 옮길 수도 있는 건데, 그것보다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남=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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