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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군-반군 대치 장기화…리비아 東西로 쪼개지나
이산가족·석유수출문제 야기
카다피군과 반군의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리비아가 동서로 분할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다피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나토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14일 수도 트리폴리 거리에 나타나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 사는 영어교사 디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두 달 전부터 트리폴리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 디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반군이 점령한 동부와 카다피가 지배하는 서부로 나라가 쪼개진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트리폴리에 있는 가족들이 벵가지에 사는 자신 때문에 보복을 당할까 두렵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리비아인은 서부에 있는 친척, 친구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벵가지에 사는 변호사 타렉 제나티는 “벵가지는 자유도시지만 트리폴리 주민들은 철저히 감시받고 있다”며 “트리폴리에 있는 가족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동서 분할은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리비아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 수출 등 경제적인 문제도 초래할 전망이다. 반군이 차지한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원유는 리비아 전체 생산량인 하루 140만배럴의 4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엘시데르, 라스라누프, 브레가 등 석유 수출항도 필요한데 이들 지역은 전부 리비아군과 대치 중이다. 석유 생산 관련 인프라를 관장하는 국영 석유회사도 트리폴리에 있다.

리비아가 동서로 갈라질 경우 정치적으로도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된다. 반군이 석유 수출을 하려면 파이프라인 연결 등을 위해 카다피를 제치고 이집트 등 이웃 나라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리비아 관련 전문가인 크리스핀 하웨스는 “리비아 동부 지역의 생존은 비행금지구역을 유지하겠다는 나토군의 의지와 5~10년 이상 걸프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반군이 새로운 국가를 세우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새로운 국가를 선언하지 않으면 유엔이나 세계은행 등과 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국제사회에서 카다피의 리비아와 반군의 리비아 중 어느 쪽이 진짜 리비아인지 분쟁에 휩싸일 수도 있다. 이 같은 복잡함 때문에 반군은 카다피 퇴진만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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