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셋값 상승률이 10%를 넘어 사상 초유의 전세대란이 예고되고 있는가운데, 한동안 외면받았던 수도권 택지지구 내 미분양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남양주 별내지구, 김포 한강신도시, 고양 삼송지구 등을 중심으로 적체 물량에 대한 실수요자의 매입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2년여만에 신규분양이 재개될 정도로 분위기가 호전된 김포 한강신도시에 건립되는 ‘자연앤 힐스테이트(1167가구)ㆍe편한세상(1382가구)’. 전세대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구성돼 일산, 김포, 인천 등지에서 전세난을 피하려는 실수요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대행 한 관계자는 “두달 보름여만에 1320여건의 신규계약 체결됐으며 추가로 접수된 동호수지정 신청서만 50건에 이른다”며 “합동분양호재에다 오는 6월 ‘김포한강로(6차선)개통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정도만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인근 래미안(AC-15블럭), 한양수자인(Ab-09블럭), 쌍용예가(Ab-14블럭) 등도 빠르게 잔여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기준 김포시 미분양주택은 1003가구로 전년 동기간인 2118가구 대비 50%이상 감소했다.
대량 미분양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고양 삼송지구는 올초를 기점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나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들어 200가구의 미분양분을 정리했으며, 계룡건설도 한달평균 30~40가구를 팔았다. 특히 전용85㎡ 이하 중소형아파트의 경우, 은평 등지에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저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진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삼송지구 홍보대행 관계자는 “은평뉴타운과 인접, 입지적 여건이 양호함에도 분양가 3.3㎡당 1000만~1200만원으로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별내지구 ‘우미린(396세대)’은 지난해 10월 계약당시 40% 물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으나, 최근 30여가구 계약이 연이어 성사되는 등 재조명되면서 현재 저층 5가구만 남아 있다. 특히 동익미라벨(802세대)이 지난달 평균 3.3㎡당 1160만원에 신규공급에 나서면서 ‘후광효과’를 봤다. 별내우미린은 3.3㎡당 1090만원대다. 쌍용, 한화 등 기존 분양단지들이 1000만~2000만원씩 프리미엄이 붙은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셋값 상승률이 사상 최악의 전세난을 겪은 2002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대기 수요가 매수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고전을 거듭했던 일부 택지지구 미분양아파트가 대부분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현 기자@kies00> 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