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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 공포’ 확산…건설株 우발채무 비상
삼부토건·동양건설 넉다운

감사보고서등 꼼꼼히 살펴야





시공능력평가 34위와 35위로 대형사에 속하는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한 방에 넉 다운이 됐다. 양사 모두 관급공사 비율이 높은 데다, 비교적 건전한 재무상황이었다는 점에서 PF 우발채무의 위력을 새삼 각인시키고 있다. 건설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매출액 1조366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의 흑자기업이다. 순자본보다 부채가 3.4배 많은 게 부담이기는 했지만, 전년대비 단기차입금이 줄어들며 재무상황이 호전됐다. 작년 말에는 피델리티펀드가 8.15%에서 9.19%로 지분율을 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4920억원에 달하는 PF 대출에서 문제가 터졌다.

삼부토건도 지난해 매출액 837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의 흑자기업이다. 단기차입금이 늘기는 했지만 순자본대비 부채가 2배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상황도 양호했다. 주택미분양과 거리가 있는 토목공사 매출이 90%를 넘고, 자체 분양사업 비율은 13%미만일 정도로 부동산경기 침체와는 꽤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9470억원에 달하는 PF 대출이었다.

PF와 소송관련 우발채무는 재무제표 상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다. 사업보고서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이나, 감사보고서와 분/반기 검토보고서의 주석, 그리고 주식과 채권발행을 위한 투자설명서 ‘투자위험요소’에 기록돼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잘 살피지 않는다. 채권이나 기업어음(CP)를 판매하는 증권사들도 이에 대한 설명은 소홀한 편이다.

실제 삼부토건 측은 지난해 11월 채권발행 당시 내곡동 사업에 대해 “동양건설산업과의 중첩적 채무인수 조항으로 최악의 경우 재무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고가의 타운하우스 주택임에 따라 현재로서는 미분양 위험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이미 경고했다. PF잔액현황을 통해 채무보증기간을 밝힘으로써 주요 만기일 즈음에 있을 만기연장 위험에 미리 대비토록 했다.

동양건설산업 역시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내곡동 사업을 포함, 올 4월 2605억원, 5월 2316억원의 PF 대출 만기가 집중됐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PF 대출 만기가 4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사전인지했다면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한편 금감원에서는 올해부터 주요 공시에 투자위험과 관련된 팝 업 창을 띄우고, 내용을 읽어본 데 대해 동의한 후에야 공시내용 전문에 접근이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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